부산시립박물관, 동구청과 지역 문화재 발굴·조사 위한 업무협약

최규철 기자 승인 2020.06.24 08:36 의견 0

구 동구청사 앞에 보존되어 있던 명문석 (자료=부산시)


[한국정경신문(부산)=최규철 기자]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립박물관이 이날 오후 3시 박물관 회의실에서 부산 동구청과 동구의 문화유산에 대한 조사연구, 보존관리를 위한 상호 업무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업무 협약식을 개최한다.

이번 협약은 지난 1992년 좌천동 봉생병원 앞에서 자개골목 구간 도로 확장공사 시 발견된 시대 미상의 명문석(銘文石) 보존관리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성사되었다. 부산박물관은 동구청과 상호 협력을 통해 석재의 보존 문제와 가치를 조명한다는 방침이다.

구 동구청사 앞 화단에 보존되고 있었던 이 석재에는 '감동내감 서완순(監董內監 徐完淳), 감관 이의순(監官 李義淳), 도색 이중도(都色 李重壔), 병신초동 부백서(丙申初冬 府伯書)' 등의 내용이 새겨져 있다. 내용상으로 볼 때 병신년 초겨울에 공사를 마쳤는데 해당 공사의 감독과 공사관련 관리들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때 임진왜란 직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박물관 측은 공사 감독 서완순이 1890년(고종 27) 당시 무주부사(茂朱府使)를 지낸 바가 있어 그의 활동연대를 참고해 병신년을 1896년(고종 33년, 건양 1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석재는 최근 동구청 신청사가 지어지면서 매립지마을 유치원 앞으로 옮겨졌다.

부산박물관은 1978년 개관한 이래 유물 매입 각종 문화재 발굴 및 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유물을 바탕으로 우리 고장과 관련된 전통문화자료의 수집과 보존, 연구, 전시 등 종합박물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송의정 부산시립박물관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다양한 역사문화자산을 보유한 동구를 비롯한 지역 문화재 발굴과 조사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민의 역사문화 향유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박물관은 동구 관내 자료수집 과정에서 호천(범천)의 나무다리가 썩어 돌다리로 바꾸면서 세운 호천석교비(1711년), 초량왜관 수리 등 동래부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데 공로가 많은 역관 이택수 만세불망비(1774년), 박기종을 비롯한 통역관 후손들이 세운 유원각선생 매안감고비 등 비각(1906년, 부산광역시지정 유형문화재 제48호) 등을 이전 보존해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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