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설립목적 벗어난 '자사고' 일반고 전환 마땅하다

김재성 주필 승인 2019.07.22 16:23 | 최종 수정 2019.07.24 09:46 의견 4

 

[한국정경신문=김재성 주필]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의 재지정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교육부 장관의 마지막 동의 절차를 앞두고 찬반 여론전이 뜨겁다. 시·도 교육청 심사에서 탈락한 전국 11개 '자사고' 학생과 학부모와 자사고 재지정 취소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특목고의 학부모와 관계자, 그리고 이들과 입장을 같이 하는 보수 언론은 "교육을 자신의 신념 구현의 장으로 여기는 듯한 일부 교육감의 독주"라고 폄하하면서 반대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논란이 복잡해지면 무엇을 위한 논란인지를 잊어버리는 논란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처음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즉 자사고의 최초 설립목적과 지금의 자사고 실태를 함께 살피고 해답을 얻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 교육부로부터 자립형 사립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된 11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타당하다.  설립목적과 달리 운영되고 있는 학교를 원래의 학교로 되돌리는 데 이론이 복잡할 까닭이 없다. 고교 평준화의 대의는 옳다하더라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보완한다는 의미의 자사고는 고등학교의 교과 과정을 거치되 학생의 재능이나 개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학교들이 사전 선발을 통해 전국 고등학교에서 우수 학생을 뽑아다가 입시 위주의 집중교육을 시켜 수재를 만드는 교육을 하고 있다면 이는 설립 취지와 반대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이른바 명문대 합격율을 자랑하며 교등학교를 서열화하는 것은 교육 전체를 병들게 하는 것으로 이는 해방 이후 한국 교육의 고질병을 심회시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 학교들이 교육비가 일반 연간 수 천 만원이라고 하니 가난한 집 수재는 가고 싶어도 못가는 그들만의 명문학교가 아닌가? 세상은 더러 개천에서 용이 나기도 해야 숨통이 트이는 법, 교육의 기회균등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최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그동안 줄곧 수위를 차지했던 한국이 근래에 밑으로 처지고 있는 것이 반드시 진보교육감 탓만도 아니지만 수위를 차지했던 시절의  수재들은 뭘 했는가? 그렇게 수재들만 모인 서울대학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비해 세계 100대 대학에도 못들어가는 것은 무얼 말하는가?

경제의 장기적 비전은 기초과학의 발달에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수재들 가운데 노벨물리학상 하나가 안 나오는가? 성장 촉진제 주사를 맞고 자란 양계장 닭처럼 억지수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 , 고 시절은 튼튼한 체력과 건강한 뇌세포를 기르면서 각자 개성과 재능에 따라 모든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본 소양과 자신의 재능으로 보다 좋은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될 품성을 기르는 기간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지나치게 경쟁심을 부추기고 '나는 너와 다르다'는 금수저 의식이나 엘리트 의식을 주입시키는 교육은 그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기준 미달의 자사고를 일반고를 전환하는 데 반대하는 논리는 이렇다. "자사고 없앤다고 공교육이 좋아지느냐” “교육 선택의 기회 박탈이다” "일반고 전환을 앞둔 자사고 학생들의 방황"...... . 일정 부분 수긍은 가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이런 주장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다. 교육부가 이런 이기적 여론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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