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전격 합의, 유가전쟁 일단락 기대..5월부터 2달간 하루 970만 배럴 감산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4.13 10:56 | 최종 수정 2020.04.13 15:09 의견 0
석유수출국기구(OPEC) (자료=OPEC 페이스북)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가 향후 2달간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주요 외신들은 OPEC+가 지난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오는 5월 1일부터 6월말까지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가스콘덴세이트 제외)를 감산하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

당초 OPEC+는 지난 9일 화상회의를 영어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멕시코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당시 멕시코는 자국에 할당된 감산량인 하루 40만 배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10만 배럴만 감산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화상회의를 통해 이 요구를 반대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멕시코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날 합의된 감산량은 그간 OPEC+가 결정한 감산 및 증산량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은 4월부터 산유량을 올렸다 따라서 합의된 감산량인 하루 970만 배럴을 4월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1200∼1300만 배럴을 감산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OPEC+가 크게 합의했다"며 "이 합의가 미국의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십만개를 구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살만 사우디 국왕에게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3월 6일 OPEC+ 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결렬된 이후 사우디의 증산 선언으로 촉발한 '유가 전쟁'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합의를 통해 2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유가가 코로나19 위기에서 지속적인 상승세로 반전하는 동력을 얻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로 감소할 원유 수요량이 하루 3000만 배럴로 전망되기 때문에 OPEC+의 감산량이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9일 일일 1000만 배럴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10%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너지 전문가 무함마드 굴람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감산 규모가 전례 없이 크지만 코로나19가 원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전대미문"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