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ㅣ직격 인터뷰] 민주당 강남(병) 김한규, "'종부세' 해법 내겠다"

"투기목적 없는 1가구 1주택에 종부세 대폭 축소로 합리적인 과세 정책 구현"
학자이자 고위 관료출신의 미래통합당 유경준 후보와 일전 준비중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20.03.28 06:01 | 최종 수정 2020.03.28 15:48 의견 0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남 병 김한규 후보가 27일 한국정경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강재규 기자)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이번 4.15 총선에서 주목해볼 곳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벨트' 가운데 한 곳인 서울 강남(병) 선거구가 그곳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로펌 '김앤장' 변호사 출신의 김한규 후보(45)는 젊음과 열정을 무기로 진보의 험지 강남의 벽을 두드린다.

그의 캐치프레이즈 '일하러 왔습니다'에서 느껴지듯, 그는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일로써 상대 후보와 겨루겠다는 각오다. 

'왔습니다'고는 하지만 실은 그는 이곳 강남, 그것도 대치동 미도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이 지역서 살아온, 우리시대 중년 강남 가장들의 강남살이하는 실존인물이다.

강남의 부요와 애환 모두를 잘 알기에 누구보다도 강남의 숙제를 잘 풀어내고자 다짐한다. 강남의 문제는 곧 본인의 문제이기도 하다. 

얼마전 이 정부의 아파트 공시가격에 대한 급격한 인상 발표로 강남의 많은 아파트 소유자들에겐 정말 뼈아프다. 고가 아파트는 대출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렵고 공시가격 인상은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바람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그건 차라리 강남3구를 포함해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서울 수도권 지역 선거구를 모조리 포기한다는 말과 거의 같다. 

그가 이 문제에 깊이 들여다보는 이유다. "종부세, 최소한 1가구 1주택만큼은 폐지돼야 마땅합니다. 청와대 등 정책라인과도 얘기가 되고 있으니,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면 서둘러 풀어갈 생각입니다."

그 배경에는, 아무리 난제라고 해도 현 보수 야당에서 해결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뜻에서다. 집권여당이 풀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당내 설득이 관건이긴 하나 다른 지역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만큼 충분히 설득 가능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다.

출근인사하는 김한규 후보

단 한가지, 정치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이지만 이는 다른 말로는 정치적으로 때가 안묻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2018년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서 부대변인 타이틀을 갖고 함께했던 것이 전부다.

오랜(16년여) 대형 로펌 김앤장에서만 일해오면서 기업들의 규제협상과 가치충돌시 조정을 한다든가, 준법경영 등을 사이에 두고 성과를 도출해온 점은 여타 판검사출신 법조인들과는 아주 차이가 나는 강점이라고 내세운다.

결국 정치판에서도 끊임없이 지역민들의 이슈와 집단간 갈등이 분출할 때 조정하며 밀착도높게 해결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청년의 열정과 패기로 의미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이번 총선 도전의 의미를 설명한다.

"다른 것 없습니다. 이번 선거는, 적어도 강남에서만은, '일하는 국회의원'을 뽑을 것인지, '정권심판'에 매몰될 것인지 하는 양갈래 길밖에는 없습니다."

일과 성과로 말해주겠다는 얘기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촛불탄핵이 이어진 광화문에 나가 도도한 민심의 흐름도 보았다. 그 이전에 광우병 파동때도, 또 최근엔 지난해 '조국사태'때 서초동 검찰청앞 촛불집회에도 나갔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유는, 굳이 조국 전 장관을 비호하고, 정의의 가치를 부정해서라기 보다는 검찰의 정치화가 완화되었으면 하는 바램때문이라고 그는 에둘러 말한다.

김한규 후보가 서울 강남 병 선거구에서 혼신을 다하고 있다.(사진=김한규 캠프)

'생각하는 지성'보다는 '행동하는 지성'이기를 원한다는 반증이다.

그런 김 후보를 27일 늦은 오후 그의 대치동 선거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오전에 국회 소통관에서 '종부세 카드'를 두고 비슷한 처지에 놓인 수도권 후보들과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온 터라 따끈따끈한 답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강남 중에서도 제일 험지라 불리는 강남(병) 선거구이다. 출마 결심을 한 이유는 뭔가?

"(서울대)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였고, 이후 해군 법무관을 거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16년째 변호사 생활을 해왔습니다. 이제 제가 가진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좀더 사회에 기여하고 사람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국회의원은 어느 지역의 주민들을 대표한다기보다는 국민을 섬기는 직책입니다. 당에서는 제가 강남 유권자들을 잘 이해하고 유권자 여러분의 목소리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판단해주셨고, 저도 그런 판단을 믿고 또 강남 병 유권자 여러분들을 믿고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학력과 경력이 화려하다. 후보자가 생각하는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강남 유권자분들이 좋은 학교를 나오고 경력이 화려하다고 표를 더 주시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대형로펌에서 기업 인수합병, 준법경영, 공정거래 등에 관한 일을 하면서 혁신적인 산업을 진흥하고 법을 준수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왔습니다. 여러가지 가치들이 충돌할 때 합리적으로 갈등을 조정해내는 역할도 수행해왔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법을 잘 지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잘 제시하고 정책과 법률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그간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일로써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 국회의원이 되면 강남 병을 위해 꼭 추진해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우리 지역에는 노후화된 아파트나 주택이 많습니다. 재건축을 규제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연결짓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이런 곳에 살아보면 이것은 단순히 집값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주거환경의 문제이고 기본적인 안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서울시와도 긴밀히 협의하여 재건축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실현가능한 실천적인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 서울 강남은 부동산 문제, 특히 세금 문제로 많은 주민들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과 해법은.

"부동산의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들은 필요하겠지만, 불필요하게 과세 부담을 높이는 것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특히 투기 목적이 없는 실수요자의 세금 부담은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도 이러한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들이 있기는 하지만, 60세 이상 고령자나 장기보유자의 경우 종부세 공제율을 더 높이고, 2주택자의 경우도 종부세 부담을 다소 완화해 급격하게 세금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강남 병은 자유우파의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이다. 우파나 중도의 유권자들을 잡기 위한 선거전략은.

"보수적인 분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여당이라고 하여 반대하거나 무조건 야당이라 해서 지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일반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적폐척결이나 정권심판이나 불필요한 정쟁이 아니라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제발 일을 좀 열심히, 잘 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들을 하십니다. 제대로 일할 전문적이고 능력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갈등을 조정해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합니다. 저는 '일하러 왔습니다.' 이제는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강남 병 유권자분들이 힘을 실어주신다면 여당 의원으로서 지역의 현안들도 힘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의 품격을 지키고 자랑스러워 하실만한 그런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점을 약속드리고자 합니다."


강남 병 선거구에서 일합을 겨룰 미래통합당 유경준 후보와는 같으면서 다른 타입의 인재다. 같음은, 적어도 강남에 어울리는 스펙으로서는 서로가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다. 다름은, 유경준 후보가 경제전문가라면 김 후보는 법률전문가다. 

유 후보가 “경제전문가로서 강남구민과 함께 무너진 대한민국과 강남의 경제 활력을 되찾겠다”며 “엉터리 소득주도성장과 급격한 최저임금인상 그리고 부자 징벌적 부동산정책으로 인해 무너진 우리의 경제기반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평소 미래통합당이 주장하는 그대로, 아픈 지적이다.

즉 유 후보는 “그간 보수는 무사 안일한 태도로 변화된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강남병에서 무너진 보수 재건과 통합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외친다. 

하지만 김 후보는 "상대의 말이 맞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 강남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인재 유형은 자명지않습니까"라고 말한다. 

얽히고 설킨 현안들을 풀어내기 위해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실제로 없다는 얘기다. 강남의 실정을 몸소 안고 있는 집권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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