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진칼 신용등급 하향 검토..한신평 “코로나19 충격 당초 예상 넘어서"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3.13 12:20 | 최종 수정 2020.03.13 12:21 의견 0
인천국제공항 주요 노선 여객 이용 실적-전년동기 대비 증감율 (자료=한국신용평가)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충격이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일 수시 평가를 통해 대한항공과 모회사인 한진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신용등급은 대한항공 'BBB+', 한진칼 'BBB'로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충격이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며 "전염병 확산으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했고 대규모로 확진자가 발생한 우리나라에 대해 전 세계 110여개국에서 입국제한을 시행하고 있어 국제 여객운송·교류가 상당 부분 차단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대한항공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수익·이익 창출력의 급격한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현시점에서 단기간 내 항공수요, 수익성 정상화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 운송객 수는 2월 마지막 주 기준 전년동기 대비 약 50%, 3월 첫째주에는 약 70% 감소했으며 비우호적인 환경 하에서의 단가 하락을 감안할 때 매출액 감소폭은 이를 웃돌 수 있다"면서 "다수 노선의 운항이 중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감가상각비 등 대규모 고정비 발생이 이어지며 이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에 따라 항공수요 정상화는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2019년부터 나타난 여객 수요 성장 둔화와 화물수요 부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추세화 될 경우 영업 펀더멘털의 약화도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유동화 프로그램 내 통제장치의 발동 등으로 유동성 관리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칼에 대해서도 "주력 자회사인 대한항공·한진 등 계열사의 신용도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이익창출력의 급감과 차입금 퍼포먼스 트리거 등에 따른 유동성 관리 부담 상승 등에 따라 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대부분 창출하는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의 하향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BBB-'와 등급 상향검토 대상을 유지했다.

한신평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 후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레버리지 완화, 지배구조 안정화에 따른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 등 긍정적인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이익창출력 급감, 유동화 프로그램 내 통제장치로 인한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 등에 노출돼 있다"며 "2019년부터 나타난 여객 수요 성장 둔화와 화물수요 부진의 이번 사태로 인한 추세화 가능성과 세계 110여개국의 입국 제한 조치 등에 따른 영업펀더멘털의 훼손이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로 인한 재무안정성 개선, 계열의 유사시 지원 수혜 가능성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을 상쇄하는 경우 상향검토는 재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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