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와중에 한진칼 지분 1% 사들인 '카카오'..조원태 '백기사' 되나

장원주 기자 승인 2020.01.21 08:30 의견 0
지난달 5일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왼쪽부터),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이 '고객가치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협력 체결식'에서 체결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대한항공)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카카오가 변수로 떠올랐다.

카카오 측은 사업상 협력 강화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한진그룹 경영권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작년 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1%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지분 매입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한진칼 주가가 4만원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는 지분 매입에 200억원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3월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6일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입 사실도 주주명부 정리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초 대한항공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카카오톡으로 항공권을 결제·탑승하도록 하고 카카오가 가진 콘텐츠를 대한항공 기내에서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두 회사는 “항공사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사업협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무협약은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기존 업무 방식을 벗어나 정보기술(IT)과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카카오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막후에서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MOU 체결 이후 한진그룹과 전사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투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조 회장과의 사전 교감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향후 카카오가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카오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카카오의 지원 사격은 주총에서 조 회장의 경영 성과를 방증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 조 전 부사장(6.49%)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8.20%)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사내이사 연임을 위해 우호지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조 회장 입장에서는 우군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이 이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할 경우 한진칼 지분 31.98%를 확보하게 돼 조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22.45%)과 델타항공(10.00%)의 지분을 더한 32.45%와의 차이는 0.47%포인트에 불과하게 된다. 양측으로서는 단 1주라도 우호 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카카오가 어느 편에 설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오는 3월 주총에서 조 회장 재선임안은 주총 보통결의 사항으로 표대결이 박빙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카오의 행보는 공동전선 구축 의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의결권을 가진 건 맞다"며 "이를 행사할 지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카카오의 백기사 역할론을 두고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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