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대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막올라..KB금융vs사모펀드 경쟁 돌입

장원주 기자 승인 2020.01.17 08:39 | 최종 수정 2020.01.17 10:07 의견 0
'알짜배기' 보험사로 정평이 나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적 막이 올랐다. (자료=푸르덴셜생명)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중견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전날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관심 있는 곳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이 20조1938억원으로 업계 11위 생보사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은 505.13%로 업계 1위이며 수익성 역시 좋아 '알짜' 생보사로 평가받는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RBC 비율이 중요 지표로 부상했다.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 이상이다.

예비입찰에는 KB금융과 대만의 푸본생명,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 KB금융이 이번 인수전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은 2015년 6월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그룹 자회사로 안착시킨 전례가 있다.

게다가 현 KB생명 허정수 대표가 과거 LIG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 출신이어서 KB금융의 생명보험 인수는 '상시 대기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예비입찰에 앞서 계열 보험사인 KB생명의 영업조직을 없애는 초강수까지 뒀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두 설계사 영업조직간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KB생명은 지난해 말 푸르덴셜생명이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무렵 전통적인 설계사 영업조직의 완전 폐쇄를 결정했다. 현재 KB생명은 전통적 설계사 영업조직을 없애고 소속 설계사 대부분을 '하이브리드' 영업조직으로 이동시킨 상태다.

KB금융의 '대항마'로 꼽혀온 우리금융은 이번에 불참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자산위험도 평가 방식을 바꾸는 것을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지 못한 만큼 대형 M&A를 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외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도 푸르덴셜생명의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에 팔아 2조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거둔 바 있다.

매각 측은 예비입찰에 응한 곳 중 쇼트리스트(적격후보군)를 선정해 본입찰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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