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이랜드가 그룹 차원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한다. 이랜드이츠의 일부 브랜드 매각으로 외식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유통 사업부와의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가 애슐리퀸즈, 자연별곡, 피자몰, 로운 등을 제외하고 9개 브랜드를 매각을 추진한다. 이랜드이츠의 사업을 뷔페 중심 브랜드로 재편해 이랜드리테일과의 시너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랜드이츠가 애슐리퀸즈, 자연별곡, 피자몰, 로운 등을 제외하고 9개 브랜드를 매각을 추진한다.(사진=이랜드)
매각 대상은 다이닝 브랜드인 ▲반궁 ▲스테이크어스 ▲테루 ▲데판야끼다구오 ▲아시아문 ▲후원 6개와 카페·디저트 브랜드 ▲더카페 ▲카페루고 ▲페르케노 3개 등 총 9개다. 이랜드는 지난 6일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애슐리를 비롯해 주요 뷔페 브랜드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성장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현재는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일부 브랜드 매각을 추진하는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는 애슐리를 중심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설명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랜드파크와 이랜드리테일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복안도 담겼다.
이랜드파크의 부채 총계는 지난해 6992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9.7% 늘었다. 최근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운영자금으로 710억원 규모 자금을 차입하면서 재무 부담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이랜드리테일의 재무 건전성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1.9% 줄어들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파크 지분 48.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주주는 이랜드월드로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이랜드파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속기업이다. 이랜드이츠는 주력 브랜드 애슐리퀸즈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전년대비 32% 증가한 470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랜드파크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이랜드이츠의 수익성 강화와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로 이랜드파크 및 이랜드리테일 재무 개선 효과를 가져오겠다는 의도다.
이는 이랜드이츠 성장을 주도했던 황성윤 대표가 이랜드리테일 수장으로 지난해 부임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본격적 체질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을 다시 이랜드리테일로 흡수합병하며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킴스편의점 등 신사업을 중단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황 대표 주도로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이츠 간의 시너지 창출 방안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킴스클럽에 델리 바이 애슐리를 도입해 유통 매장의 고객 유입을 늘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이처럼 이랜드이츠가 핵심 브랜드에 집중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면 이랜드리테일은 유통 매장 내에서 F&B 콘텐츠를 더욱 강화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매출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매각 대상으로 선정된 브랜드들의 인지도가 미미하고 확장성이 낮다는 점에서 매각이 빠르게 성사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이랜드이츠 측은 패키지 매각도 검토해 빠르게 인수자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산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이번 매각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라며 “매각 자금으로 그룹 전체의 부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그룹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