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의혹에 요지부동 서울시체육회.. 서울시의회 "감사원 감사청구" 초강수

시의회 조사특위, '서울특별시체육회 직원채용 및 시설운영 관련 감사원 감사청구안' 본회의 상정 예정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19.12.13 10:39 | 최종 수정 2019.12.13 16:28 의견 0
지난 10월 4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잠실종합운동장 성화 점화를 시작으로 33년만에 서울에서 개최됐다 (사진=서울시체육회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산하 단체의 각종 비리·비위 의혹에 요지부동인 서울시체육회에 대해 서울시의회가 감사원 감사청구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1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체육단체 비위근절 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태호)'는 이날 긴급회의를 개최해 '서울특별시체육회 직원채용 및 시설운영 관련 감사원 감사청구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또 오는 16일 열릴 제290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서울시체육회는 3건의 인사관련 부적정 조치(채용비리)를 비롯해 최근 논란이 됐던 목동빙상장 관리·운영 문제에 직접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시체조협회 성폭행 사건, 서울시테니스협회 고등부 승부조작 사건 등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산하 체육단체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시체육회는 지난 2015년 신규 직원(행정직) 채용당시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해 1차 서류전형의 점수를 인사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변경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합격자는 현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과 태권도 진흥재단 시절부터 알고지낸 태권도 전공 A교수의 아들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유효기간이 지난 토익점수에 배점을 하거나, 5% 가점대상자인 취업지원대상자(국가유공자)에 3% 가산점을 부여하는 하는 등 문제가 행정조사 과정에서 불거지기도 했다.

목동빙상장의 경우 ▲소장 채용비리 ▲직원을 향한 소장의 폭언과 인권침해 ▲빙상장 이용료 부당 감면 ▲유통기한 지난 음료수 강매 등 숱한 의혹 속에 서울시의 특정감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자들은 서울시체육회 인사위원회에서 견책 등 경징계를 받는데 그쳐 '솜방망이처벌' 비난이 일기도 했다. 

특히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인한 부당이득이 발생하였으나 당초 위탁운영 계약기간보다 6개월 조기 계약해지하고 소장이 사직하면서 관련자들의 문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듯 의혹이 끊이질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울특별시체육회 스포츠공정감사실이 철저한 자체조사와 자구책을 마련하기는 커녕 공감할 수 없는 가벼운 양형으로 사실상 면책하거나, 시정조치 미이행 지적에는 ‘과거 혐의가 없다고 밝혀졌다’며 정확한 조사·감사를 거부하는 등 유야무야하고 있다는 것이 조사특위가 밝힌 감사청구의 배경이다. 

조사특위는 "서울시체육회의 직무유기와 업무관련 비리 의혹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감사원 감사청구안 발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조사특위는 그간 12차에 걸친 회의와 수시 간담회를 열어 서울시체육회를 비롯해 서울시태권도협회 서울시체조협회 서울시축구협회 서울시테니스협회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제한적이고 ▲형식적인 감사 ▲소극적인 징계 및 사후조치 ▲특정감사 회피 ▲서울시체육회 규정 위반 및 규정 임의 변경 ▲회원종목단체에 대한 경영공시 등 사안 관리감독 소홀 등 서울시체육회의 심각한 직무유기에 대한 지적과 이에 대한 시정요구가 빗발쳤쳤다. 

그러나 서울시체육회가 현재까지 아무런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실태파악이나 조치계획조차 수립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조사특위의 설명이다.

이번 감사원 감사청구와 관련, 특위는 "특위의 실태조사 및 시정조치 요구에 전국체전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던 서울시체육회가 현재는 중요한 외부사정이 없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며 "서울시체육회의 청이불문(聽而不聞) 행태에 실질적인 책임자인 현 사무처장의 해임과 수사의뢰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서울시체육회를 비롯해 지방체육회는 자치단체장이 당연직 회장을 역임하면서 사무처장이 사실상 관리·감독 책임자의 지위에 있었다. 

2020년부터는 민간 회장체제로 전환된다. 

민간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각 지방체육회에서는 물밑 작업이 한창인 모양새다. 

이번 감사원 감사청구안 발의를 계기로 서울시체육회가 모든 비리·비위 의혹을 털고 공정한 선거를 바탕으로 서울시 체육 발전에 기여하고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모두를 대표하는 책임있는 조직으로 재출발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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