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쿠팡 노동문제 개선 관련 청문회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불참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1일 쿠팡 택배 노동자 심야 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불참한 데 대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국회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비롯해 강한승 쿠팡 대표, 홍용준 쿠팡CLS 대표, 정종철 쿠팡 CFS 대표, 손민수 굿로지스 대표 등 총 5명 대표를 소환했다. 하지만 이 날 청문회에는 강한승 쿠팡 대표와 홍용준 CLS 대표, 정종철 CFS 대표 등 세 명만이 참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쿠팡Inc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사이며 이날 김 의장은 미 의사당 내 노예해방의 홀에서 취임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의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의장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부득이하게 불출석한다고 했다“며 “오늘 청문회 결과를 봐서 다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출석을 요구할 때는 김 의장이 반드시 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트럼프 취임식은 가고 청문회는 안 나오나“며 “오늘 청문회가 효용이 있는지 위원장께서 짚어달라. 맹탕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노동자들의 죽음보다 훨씬 중요한 일인가“라며 “노동자들의 죽음을 발 딛고 쿠팡을 만든 CEO(최고경영자)답다는 생각이 든다. 강하게 유감을 표시하고 위원장께서도 조치를 취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범석 의장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강한승 대표 등 쿠팡 최고경영자들은 심야 노동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의지를 밝혔다.
노동계는 쿠팡이 새벽 로켓배송을 위해 물류센터 직원과 배송 기사들에게 연속해서 심야 노동을 하게 해 건강권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해왔다.
앞서 쿠팡은 작년 12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간담회에서 연속 심야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되는 (노동 문제 관련) 결론에 대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홍용준 CLS 대표는 택배기사가 물품을 싣기 전 분류하는 작업과 관련해 “현장 종사자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2023년 쿠팡 일산 캠프에서 일하던 택배 노동자 송정현 지회장이 소식지를 배포하는 등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쿠팡 업무 입찰에서 배제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송 지회장 등의 손을 들어줬다.
홍 대표는 “대법원 결정 취지를 존중한다“며 “결과적으로 입찰 제한 때문에 장기간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현실적으로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 보상을 계획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배송)캠프 내 노조 활동은 시설 안전이나 작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는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노조 활동은 헌법상 기본권이기 때문에 그런 범위에서 한다면 제한하거나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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