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드론 투입된 건설현장 현실로..건설업계, 스마트기술 도입 확산

지혜진 기자 승인 2019.12.10 14:54 | 최종 수정 2019.12.10 18:11 의견 0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드론관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자료=대우건설)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건설현장에 스마트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먼 미래 같던 건설로봇도 어느덧 상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큼 다가왔다.

대표적인 게 드론이다. 이동이 자유로운 드론을 통해 사람의 손이 닿기 힘든 곳을 관리하는 식이다. 가상현실(VR)로 위험 상황을 미리 경험해 보며 경각심을 높일 수도 있다. 기술 대부분이 현장의 안전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미래에는 건설로봇과 협업하는 인간, 더 나아가 무인 건설현장도 상상해볼 수 있다.

10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건설 산업용 원격 드론관제시스템(DW-CDS)을 구축했다.

대우건설의 드론관제시스템은 드론의 자동 비행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시스템에 전송한다. (자료=대우건설)

■ 스마트기술로 건설현장 안전 잡는다

대우건설의 드론관제시스템 역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설물의 안전점검, 건설자재 및 안전 시설물 확인 등에 이용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드론의 모든 비행정보 이력을 기록, 관리하는 블랙박스 역할을 해 위험 상황 발생 시 원인 규명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기술은 관제센터에서 종합관제와 드론원격제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관제센터의 드론전문가와 현장의 드론담당자가 협업하는 구조다. 또 통신망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영상관제플랫폼으로 영상을 전송하면 최대 256개 현장을 동시에 관리·감독할 수도 있다. 촬영된 영상은 권한이 있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더불어 이 기술은 건설산업뿐만 아니라 재난, 소방, 인명수색, 교통관제, 무인교통관리시스템에도 유용해 건설사의 신사업 분야로 떠오를 수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 자동차 기업보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주목받는 것처럼 말이다.

한화건설, 코오롱글로벌 등도 최근 드론을 도입했다고 밝힌 건설사들이다. 한화건설은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제1공구 현장에 드론을 도입해 작업자가 올라가기 힘든 교량 상부 부분을 드론으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을 위해 드론 스타트업과 손잡았다.

현대건설은 내년부터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국내 건설 현장에 시범 적용한다. (자료=현대건설)

■ 무인 건설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현대건설은 드론뿐 아니라 로봇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힌 건설사다. 당장 내년부터 건설현장에 사람 대신 다관절 인공지능(AI) 건설로봇을 투입한다. 이 로봇은 드릴질, 페인트칠과 같은 단순업무는 물론 용접, 자재 정리 등의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가변적인 건설현장 특성상 고정적인 역할만 하는 기존의 로봇은 도입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건설 숙련공의 복잡한 업무 방식을 프로그래밍한 뒤 다관절 로봇에 입력했다. 이를 통해 로봇이지만 건설 숙련공의 정밀한 움직임을 흉내 낼 수 있게 됐다.

이제 갓 로봇이 투입되는 만큼 무인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의 스마트건설 기술팀 관계자는 “무인화는 아주 먼 미래”라며 “아직 연구단계도 아니며 공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험적으로나마 무인 건설을 시도해보는 사례도 있다. 일례로 미국 MIT 교수 네리 옥스만과 그의 연구팀은 유리섬유를 소재로 구조물을 스스로 만드는 로봇을 만들었다. 파이버봇이라 불리는 이 로봇은 22개가 군집형태로 모여 최대 4.5m 높이의 구조물을 만들어냈다. 약 12시간 정도 걸렸다. 이 구조물은 7개월 뒤 철거될 때까지 손상되지 않고 유지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극한 상황이나 낯선 지형에서 원격으로 구조물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Tubow3M-jM

“공상 수준”일지라도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숙련공이 부족해지고 생산성이 하락하는 거시적인 변화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 역시 다관절 산업용 로봇의 현장 투입을 발표하며 “앞으로 건설현장에 적합한 다양한 로봇 기술을 개발해 지속해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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