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 (자료=현대자동차)
[한국정경신문=차상엽 기자] 친환경차 시장이 하이브리드차에서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전기차(FCEV) 등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간 친환경차의 대명사로 꼽혔던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은 올해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을 기준으로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EV, PHEV, FCEV 등의 비중은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 업체가 국내외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총 29만6680대로 집계됐다. 이중 현대·기아차 모델은 98.2%를 차지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10월까지 친환경차 판매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59.2%(17만2506대)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EV는 27.6%(8만306대), PHEV 11.9%(3만4582대), FCEV 1.3%(3843대) 순서로 나타났다. 현재의 판매 추세를 감안하면 연말까지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60% 이하로 내려갈 것이 거의 확실한 상태다.
60% 이하로 내려갈 경우 이는 현대·기아차가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판매한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 2010년까지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만드는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차가 유일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 2011년 현대차가 블루온을 출시해 236대 팔렸다. 지난 2012년에는 기아차 레이 EV가 출시됐고 르노삼성차 SM3 Z.E.가 신규 진입하면서 총 660대가 판매됐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지엠(GM)이 쉐보레 스파크EV를 출시하면서 715대로 늘어났지만 시장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1세대 수소전기차 투싼ix FCEV를 선보이며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렸다. 하지만 2014년까지도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95% 이상은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쏘울 EV가 출시되고 2016년에는 아이오닉 전기차 모델이 추가되면서 EV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에는 니로 EV, 코나 일렉트릭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에 전기차 모델이 투입되면서 판매량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기차는 친환경차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소형 SUV 전기차 모델은 유럽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EV는 국내에서 2만1986대, 해외에서 3만9981대다.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119.2%가 늘었고 해외에서도 125.4%가 증가했다.
올해는 10월까지 국내 핀매 2만1307대, 해외 판매 5만8999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2% 증가했다. 반면 해외 판매는 127.1% 증가세를 기록해 강세를 이어갔다.
수소전기차 역시 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에 힘입어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 FCEV는 지난해 단종 전까지 6년 동안 총 916대가 팔렸다. 하지만 지난 2018년에 출시된 넥쏘는 첫해에만 949대가 판매됐다. 올해는 10월까지 총 3843대가 팔려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넥쏘는 국내에서 3207대, 해외에서 636대가 각각 팔렸다.
국내에서 고전했던 PHEV는 서유럽 등 해외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아이오닉·니로·K5 등의 PHEV 모델은 해외 진출 첫해인 지난 2015년 1313대 팔렸다. 하지만 지난 2018년에는 2만9473대로 판매가 늘었고 올해는 10월까지 이미 3만4582대가 판매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 고무된 현대차 이원희 사장은 지난 4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를 총 67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제네시스와 고성능 'N' 브랜드에도 전기차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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