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3자 연합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3인 연합은 오는 28일 열릴 임시주주총회를 약 3주 앞두고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특별결의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한다고 14일 밝혔다.
대주주 연합은 “지난 7일 2년간 분쟁을 더 끌고 가겠다고 한 현 경영진의 선언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부흥기를 이끌던 한미약품그룹을 성원하는 주주들에 대한 배신이자, 기업 가치 훼손을 2년간 방치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다가올 임시주총의 주요 안건은 ▲이사 정원을 11인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 ▲신규 이사 2인(신동국 회장, 임주현 부회장) 선임의 건 등이다. 정관변경 안건을 비롯한 신규 이사 선임이 임시주총에서 통과될 경우 전문경영인 선임을 위한 절차를 순조롭게 밟아가겠다는 계획이다.
3인연합이 추진하는 ‘한국형 선진 경영 체제’ 도입의 열쇠는 ‘전문경영인’ 선임이다. 3인연합이 추구하는 전문경영인체제는 ‘주주가 지분만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선두에서 한미를 이끌어 나가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지난 해 3월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이사를 선임해 지주사로부터의 독자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 체재 하에 안정적인 경영을 토대로 역대 최고 매출 실적이라는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는 것이 대주주측 주장이다.
신약개발 부문에서도 거버넌스 이슈와는 무관하게 혁신 비만치료제 개발 등 그 어느때보다 열정적인 연구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그룹 전체가 이러한 거버넌스 쇄신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대주주 3인은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게 3인 연합은 가족 기업 머크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크는 353년 역사의 가족기업이다. 머크는 독일의 약방에서 시작해 세계 5위권의 대표적인 글로벌 제약기업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머크는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 등 두 개의 위원회를 운영하는데 가족위원회는 머크 가문의 일원과 머크 사업 분야에 정통한 외부 전문가로 혼합하여 파트너위원회 구성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선출된 파트너위원회에서 머크의 최고경영진이 선임된다. 선임된 전문경영인은 철저하게 독자경영을 추진할 수 있고, 대주주들은 감독 기능을 한다. 1920년대부터 이미 머크 가문 일원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실현한다.
이미 3인 연합은 이 같은 선진 지배구조 체제 확립에 대해 뜻을 같이하고 한미약품그룹 거버넌스 이슈를 확고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7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연합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가겠다 밝힌 바 있으며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위한 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주주 3인은 신동국 회장을 중심으로 이사회 재편도 강조하고 있다.
3인 측은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이 통째로 매각될 수 있는 제3의 투자처를 찾는 위험을 배제하고 거버넌스 쇄신을 통해 신속한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1644억원 규모의 사재를 동원해 송영숙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가족 주주들이 책임지고 회사를 지원하는 머크와 같은 성공적 사례를 참고해 한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에 의견을 더했다.
3인연합은 '한미의 철학과 비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전문경영인과 함께 한미의 경영을 신속히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이다.
3자 측은 “오는 11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은 한미약품그룹이 한국에서는 유례없는 전문경영인체제의 모범이 되는 초석을 다시는 자리로서 3인연합은 대주주들이 이사회를 통해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통해 한미약품그룹의 거버넌스 쇄신과 국내 경영계 혁신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주주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3인연합은 지난 7일 한미사이언스 성장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임종훈 대표가 현재의 경영권 분쟁 상태를 2년 더 지속할 것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한미약품그룹을 심각한 존폐의 기로에 놓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가올 임시주총에서 특별결의 통한 분쟁 조기 종식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3인연합측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한미약품그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경영안정화이며, 또다른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없어야 한다”며 “3인연합은 특별결의를 완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니 주주들의 확실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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