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가능성 없다더니..고려아연, 앞뒤 안 맞는 유상증자 추진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1.03 13:0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고려아연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유동주식 수 감소에 따른 상장폐지 위험을 거론했으나 이 같은 해명은 앞서 공시한 자사주 공개매수신고서의 내용과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11일 공시한 자사주 공개매수 정정신고서 내 ‘증권시장에서 공개매수 대상 주식 등이 공개매수 이후에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항목에 “해당사항 없다”라고 기재했다.

공개매수로 인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동주식 수가 감소하면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해당사항이 없다고 일축한 것이다.

반면 공개매수 종료 이후인 지난달 30일 공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서는 회사위험 중 경영권 분쟁 위험 다음으로 상장폐지 위험을 언급하며 “관리종목 또는 상장폐지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며칠 뒤에는 상장폐지 위험을 이유로 전체 주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유상증자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공개매수 종료 이후 주가가 공개매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달 22일부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유동 물량이 부족해져 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됐고, 거래량 감소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초에 고려아연이 최대주주 영풍의 지분 희석을 노린 유상증자를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기획했다는 의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하기엔 현금이 너무 많은 회사였다”며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대량의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공개매수가 필요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