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쾌거..“역사적 트라우마 맞선 현대 산문 혁신가”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0.11 07:4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소설가 한강(53)이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한림원 홈페이지 첫 화면 소개된 소설가 한강 (자료=스웨덴 한림원 홈페이지)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부연했다.

한강은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기록도 썼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한강은 연작소설집 ‘채식주의자’로 2016년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국제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여기에 이번에 노벨문학상까지 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들게 됐다.

앞서 시인 고은, 소설가 황석영 등 한국 작가들이 2000년대 중반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며 기대를 모아오다 올해 한강의 수상으로 결실을 맺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이날 문학상에 이어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7일에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8일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됐다.

9일 발표된 노벨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39) 연구원이 받았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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