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의 계열사 임시주총 소집, 절차상 문제”..한미약품 임시주총 청구 ‘논란’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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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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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요구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임시 주총을 요구하려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지만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상법 제393조 제1항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를 근거로 이번 임시주총 소집 청구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논의되지 않고 대표의 즉흥적인 결정이라면 청구 자체가 무효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은 상법 외 여러 규정 등에 의해서도 이를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지 않고 이사회 결의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5월 3일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요청의 건'에 대해 이사회 결의를 진행했다.
당시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청구는 한미사이언스의 '중요한 업무 집행 사항'에 해당했기에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결의를 거쳤다.
하지만 지난 30일 한미사이언스의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요청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사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도 정식 안건으로 다뤄졌어야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요청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 독단적 결정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임시주총 안건도 ▲박재현 사내이사(한미약품 대표이사 전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과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 신임 이사 선임 등으로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을 위한 목적이 드러나고 있다.
박재현·신동국 이사는 대주주 3인 연합 인사들이고 박준석·장영길 두 사람은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된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대주주 연합(3인 연합) 측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10명 중 5~7명을 차지하고 있다. 송영숙 회장 경영 시절 임명된 사외이사를 포함하면 반수 이상이 3인 연합 측 인사인 셈이다.
대주주연합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장악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형제 측도 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와 안건 통과로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측은 "이사회를 통해 임시주총 관련 논의를 진중히 검토하겠다"면서도 "최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사실로 볼 때, 이번 제안이 한미사이언스 법인이 한 것인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등 특정 대주주의 독단적 결정인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주사의 특정 대주주 경영자가 그룹사의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독재 경영'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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