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경영’ 선언 한미약품, 지주사와 곳곳 마찰..“법적 검토”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8.30 13:44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핵심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면서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마찰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독자경영을 선언한 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회사 내부망(인트라넷) 접속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자료=한미약품)

박 대표가 28일 발령한 한미약품 인사조직 신설과 담당임원 발령 게시글이 내부망에서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미약품을 포함해 한미약품그룹 내부망은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서 관리하고 있어 한미약품의 별도 인사팀 신설 등 독자 경영을 인정하지 않고 삭제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대표 측은 “한미사이언스 소속 일부 임직원들이 부당한 지시를 거절하지 못하고 수용한 것으로 안타깝다”며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당한 지시를 수행한 임직원들에게 추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부당한 지시는 거절하는 것이 조직은 물론 본인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 선언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입장을 담은 보도참고자료는 한미 홍보그룹의 공식이메일이 아닌 별도 이메일로 언론에 배포됐다.

지난 26일 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한미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에 투자유치 방해를 중단하라고 밝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한미 홍보그룹 공식 이메일을 통해 배포된 것과 차이가 있다.

이는 현재 한미사이언스에는 홍보팀이 없고 한미약품의 홍보팀이 한미사이언스를 포함해 그룹 홍보업무를 맡아왔기에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별도 홍보 창구 마련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이날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 방침을 존중해달라”며 “지주회사와 핵심 사업 회사가 시너지를 내면서도 상호 간 경쟁과 견제를 통해 투명한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목표”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전날 “한미약품이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한다”며 인사, 법무부서 신설 등에 나서자 그룹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종훈 형제는 박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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