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있다. 하향세로 평가받던 생활가전 분야를 호실적으로 이끌고 모빌리티와 비지니스로 사업을 확장하며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회사가 내 건 미래 비전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혁신과 성장의 여정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LG전자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비전 선포 1주년을 맞이했다. 회사는 빠른 속도로 체질개선을 이루면서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한계가 뚜렷하다는 생활가전 분야에서조차 호실적을 만들어 내며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다.
■ 생활가전 이끈 효자 서비스는..가전 구독 & B2B
LG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으로 매출 효자 분야를 키워냈다. 지난해 리스 실적과 케어 서비스 실적을 합친 총 매출이 1조1300억 원을 넘어서며 기업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 가전 구독은 2018년 2924억 원과 비교했을 때 3배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27%다.
가전 구독 서비스는 단순 할부 결제 방식과 다르다. 일정 기간 동안 구독요금을 내고 기기 렌털과 관리 서비스를 받는다. 계절성이 뚜렷한 가전 시장에 비수기 없이 안정적인 수입원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을 해외로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는 컨퍼런스 콜에서 “국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구독 사업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말레이지아에서 2019년 정수기 구독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지난해 먼저 다른 가전으로 구독 서비스를 확장했다. 고객 반응은 좋은 편"이라며 "태국과 대만, 인도가 다음 후보지"라고 밝혔다.
생활가전 분야에서 B2B 비중 확대도 주목할만 하다. 빌트인 가전 시장은 아파트 단지나 기업에 대량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B2B 거래는 장기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인 매출원이 된다.
이에 회사는 B2B 전담 조직인 LG프로빌더를 신설하고 전용 물류시스템을 갖췄다. 또 전용 온라인 몰을 운영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해 2030년 목표치(40%)에 근접했다.
LG전자는 국내 B2B시장 뿐만 아니라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B2B시장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내 B2B업계에서 현재 6위권인 LG전자는 2026년까지 스마트홈 솔루션을 앞세워 3위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CES 2024 행사 간담회에서 "사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질적 성장을 가속해야 한다"며 "B2B 시장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정교화하고 사업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앳홈' 인수로 AI홈 생태계 확보, 초개인화 진화
가전 구독 확대로 고객 락인 효과를 통해 LG전자는 고객 관계 중심의 사업방식 변화에 보다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하드웨어 중심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한 투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네덜란드 스마트홈 기업 앳홈을 인수한것도 투자의 일환이다.
시장조사 기관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812억 달러에서 2028년 2602억 달러(약 36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6%에 달한다.
LG전자는 앳홈인수로 인공지능(AI) 가전과 생성형 AI를 결합한 AI 홈 생태계를 확보하고 이를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앳홈은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이후 10년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까지 영역을 넓혔다.
대표 제품인 호미 프로는 5만여 종의 기기 연결이 가능하고 와이파이부터 블루투스, 매터와 스레드 등 다양한 연결 방식을 지원한다. 앳홈이 운영하는 호미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이케아 등 전 세계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연결·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이 1000여 개 등록돼 있다. 고객은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해 손쉽게 기기와 연결하고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앳홈의 연결성과 LG 씽큐 플랫폼에 적용 예정인 생성형 AI를 더해 AI 홈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앳홈 인수로 타사 기기와 서비스까지 통합할 수 있어 보다 많은 고객 사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부사장은 "앳홈 인수는 AI 홈 사업의 초석"이라며 "앳홈의 강점인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성을 바탕으로 외부 연동 서비스를 확대하고, AI 가전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하고 입체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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