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올해 2분기 금융앱 이용만족도 조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나란히 최상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은행들이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은행권 경쟁 촉진과 포용금융 확산에 부진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앱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의 체감 만족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24년 2분기 금융 앱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토스(토스뱅크, 76.8점)와 카카오뱅크(76.1점), 케이뱅크(75.3점)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출처=각사)

15일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24년 2분기 금융 앱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토스(토스뱅크, 76.8점)와 카카오뱅크(76.1점), 케이뱅크(75.3점)가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첫 조사가 이뤄진 2022년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1위 경쟁 중이며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20위권 밖이었다가 3분기 연속 상승하며 3위에 올라섰다.

핀테크 앱인 네이버페이는 74.4점으로 4위 자리를 지켰고 뱅크샐러드(74.3점)는 2계단 하락한 5위였다.

기존 금융권 앱 중에서는 농협의 NH콕뱅크가 73.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은행 하나원큐(73.6점), 신한은행 신한쏠뱅크(73.4점), 농협은행 올원뱅크(73,4점)가 각각 7위, 공동 8위로 체면치레했다. 기존 금융권 앱 중 최다 월간 활성 이용자수(MOU)을 확보한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의 경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24년 2분기 금융앱 이용자 만족도 순위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이번 조사에서 금융소비자들은 17개 평가 항목 중 14개 항목에서 기존 은행권 앱보다 인터넷은행 3사 앱에 더 높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이용 속도(4.5) ▲최신 기술 활용(4.2) ▲차별·혁신성(3.6) 측면에서 인터넷은행 3사 앱이 기존 은행권 앱을 압도했다.

기존 은행권이 인터넷은행 보다 낫다고 평가한 것은 ▲정보 관리 신뢰감(1.5) ▲필요시 상담 편리(0.7) ▲보안·인증 편리(0.5) 등 단 3개 항목뿐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3사 앱이 기존 은행 대비 앱의 이용 속도와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구현해내는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점이 특히 강점”이라며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신뢰감과 필요시 상담 채널 접근성 측면이 상대적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혁신성과가 부족하다는 일각의 평가와는 다른 결과다.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올라갔지만 수익이 어디서 나왔는지 보면 기존 은행과 차별화하지 않은 주담대에서 수익이 났다”며 “이것이 원래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짚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도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지 못하던 차주들을 포용하기를 기대했는데 기존 중금리 시장을 시중은행·저축은행과 경쟁하며 뺏고 뺏기는 양상으로 흘러간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러한 진단은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 중 포용금융만을 과도하게 부각한 측면이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2015년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 자료를 보면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복합을 통한 신시장 개척을 주요 기대효과로 꼽았다. 2018년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추진계획을 발표할 때도 IT기술과 새로운 핀테크 기술 등 혁신성을 최우선 인가심사기준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이 가져온 기술적 혁신성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에 은행앱은 이용이 불편하고 사용이 어려워 그냥 영업점을 가는 것을 더 선호하던 고객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며 “전부 인터넷은행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은행이 변화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체 수수료나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등 지금은 당연시 되는 부분도 인터넷은행 출범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라면서 “기존 은행들이 앱의 편의성·무료화 정책 등 인터넷은행을 따라하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다른 영역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과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