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북미 휘어잡을 때 유럽 주춤..4분기 EV3로 점유율·전동화 선도 노려

4분기 EV3 유럽 출시..중저가·소형 모델
5월 미국 판매 5.1% 늘어..유럽은 14.7%↓
2028년 유럽 점유율 5%..EV 풀라인업 구축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6.26 11:27 의견 0
기아가 올해 4분기 중 유럽 시장에서 소형 전기차 EV3를 출시한다. 사진은 기아 EV3. (자료=기아)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기아가 북미에서 친환경차로 매서운 성장 기세를 자랑하는 반면 유럽 시장에선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한풀 꺾이고 있다. 중저가 소형차 'EV3'가 올 하반기 유럽내 반등과 전기차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지 주목된다.

앞서 기아는 지난달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41개국 법인과 대리점 경영진, 딜러 등 약 2900명이 참석한 범유럽 딜러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송호성 사장은 올해 말 EV3의 출시를 알렸다. 그는 “유럽은 기아의 글로벌 판매 및 전동화 전략의 핵심 지역”이라며 “EV6과 EV9에 이어 올해 EV3를 성공적으로 내놓고 전기차 대중화 전환기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V3는 전동화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롱레인지 모델 기준 1회 충전에 501킬로미터(㎞)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가격은 국내 기준 정부 보조금을 포함할 경우 3000만원대 중후반이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전기차 전용 모델 중 가장 작고 저렴하다.

전통적으로 소형차 인기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EV3가 기아의 베스트셀링카가 될 가능성도 피어오른다. 앞서 첫 전용 전기차 EV6는 지난 2022년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기아도 이에 버금가는 EV3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EV3의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량을 20만대로 제시했다. 작년 현대차·기아가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5만1000대다.

기아 EV9. (자료=기아)

■ 2028년까지 유럽 점유율 5% 목표..올들어 3%대로 하락

기아가 EV3로 유럽 시장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지도 관전포인트다.

앞서 2028년까지 유럽 시장 점유율을 5%로 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57만2297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4.5%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유럽연합(EU) 지역에서 3만5471대를 팔아 전달보다 14.7% 급감했다.

1~5월 누적 판매 대수는 17만9412대로 전년 동기보다 8.3% 줄었다. 이 기간 누적 시장 점유율도 3.9%로 작년보다 0.6% 하락했다.

같은 시기 친환경차로 선전한 북미와 대조된다.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7만5156대를 판매해 1년 전보다 5.1% 늘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1만3863대로 13.2% 뛰었다. 역대 월간 최다 판매 대수다.

특히 EV9(2187대)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다. 이 기간 전기차 판매량 역시 역대 최대(7193대)를 기록했다. 미국내 판매 성장을 견인한 전기차가 유럽에서도 같은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더욱이 유럽은 탄소배출 규제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시장이다.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 다음으로 많고 차로가 좁은 만큼 소형 전기차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출시될 EV3는 기아의 전기차 점유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시장은 40%의 이상의 큰 폭의 상승세가 예상되고 북미와 유럽도 판매량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아 관계자는 “EV3 출시에 이어 오는 2026년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해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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