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빚 치솟고 신용등급 뚝..해외법인·특수가스 매각 카드 만지작

특수가스 기업가치 1조원 돌파 관측
효성비나케미칼 일부 지분매각 고려
“매각 포함 다양한 재무개선 방안 검토”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6.12 10:45 의견 0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해 3월 '2023 대한민국 경영자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자료=효성)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효성화학이 알짜 사업인 특수가스 부문에 이어 빚더미를 안긴 베트남법인(효성비나케미칼)에 대해서도 매각 가능성을 열어놨다. 2조원이 넘는 유동부채와 5000%에 달하는 부채비율, 신용등급 강등 속 재무구조 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이달 초 효성화학 특수가스 매각 주관사인 UBS에 경영권 인수 의향을 밝혔다.

인수 의사를 드러낸 곳은 IMM PE·IMM 인베스트먼트·스틱인베스트먼트·노앤파트너스·어펄마캐피탈 등다. 후보자들은 이달 중순까지 실사를 할 예정이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한다. 효성화학이 작년 영업손실 1888억원을 낼 동안 이 사업부는 200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수익성을 입증했다.

반도체 업황이 올들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수가스 사업부의 기업가치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악화를 부추긴 베트남 법인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효성비나케미칼은 지난 2018년부터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생산공장을 세웠지만 설비 점검 등 이유로 가동이 지연되면서 회사와 그룹에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베트남법인 일부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 비나케미칼 전경. (자료=효성화학)

■ 부채비율 4941%..“비우호적 화학업황 속 재무구조 개선 박차”

효성화학이 돈 되는 특수가스 사업과 돈을 쏟아 키워 온 베트남법인을 매각 대상으로 점 찍거나 고려하는 이유는 성적표에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올 1분기 영업손실 34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3367억원)과 지난해(-1888억원)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4941%로 1년 전(2632%)보다 2300%포인트 뛰었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만 2조1475억원이다.

신용등급도 내리막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4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영업손실이 쌓여 재무안정적이 크게 저하됐단 평가다. 효성화학이 알짜 사업부를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이유다.

한국신용평가도 “효성화학 실적 향방에 따라 계열 신용도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수익성 회복 여력과 NF3 부문의 물적 분할을 통한 일부 지분 매각 작업 등 재무구조 개선 방안과 성과가 신용도에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수가스사업 부문 매각 지분율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차이가 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효성 관계자는 “화학업황이 우호적이지 못하고 신용등급 하향과 부채비율 증가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