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렌토에 밀린 현대차, 아이오닉9·그랜저로 베스트셀링카 탈환 시도

기아 쏘렌토 1~5월 국내 판매 톱..그랜저 제쳐
현대차 그랜저 연식변경모델 출시·전기 SUV 예고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6.10 10:40 의견 0
현대자동차가 2025 그랜저를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가 그랜저의 연식 변경 모델과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내세워 세단과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형 SUV 쏘렌토로 올들어 내수 1위를 꽉 쥐고 있는 기아의 아성을 깨고 국내 베스트셀링카 명성을 되찾을 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지난 6일 대표 세단 그랜저의 연식 변경 모델인 ‘2025 그랜저’를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그랜저는 지난해 총 11만3047대가 팔린 국내 베스트셀링카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진행한 한국자동차안전도평가(KNCAP) 충돌테스트에서도 1등급을 받았다.

이번에 내놓은 신형 그랜저도 안전에 초점을 뒀다. 전 트림에 최신 지능형 안전사양인 ‘차로 유지 보조(LFA) 2’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블랙 그릴과 블랙 앰블럼 등 블랙컬러의 외장 일부를 선택할 수 있는 패키지도 더했다. 또 기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의 적용 범위를 공조 제어기까지 확대했다. 선호도가 높은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기능도 기본 탑재했다.

세단에 이어 SUV 입지도 강화한다. 그도 그럴 것이 RV(레저용 차량·밴+SUV)가 올 1분기 내수 판매 1~4위를 휩쓸었다. 싼타페를 제외하곤 기아 차량(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이 상위권을 모두 차지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가칭)을 출시한다. 앞서 기아가 내놓은 EV9과 동급이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가 지난 2021년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시험 생산을 거쳐 올 10월 전후로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 SUV 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북미 전기차 전용 공장 완공 및 전기차 모델의 순차 투입이 기업가치 회복의 추가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 EV3. (자료=기아)

■ 그랜저 베스트셀링카서 판매 6위..기아 쏘렌토 1위 지속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로 세단 수요를 끌어올릴 지도 관전 포인트다. 그랜저는 작년 베스트셀링카에서 올 1분기 국내 판매량 6위로 내려왔다. 최근 5년간 국내 판매량 상위 5위권에 세단이 포함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랜저 판매량은 올초 충남 아산공장이 전기차 생산설비 공사를 위해 생산을 일시 중단하면서 내리막길을 탔다.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과 높은 차체로 실용성을 갖춘 SUV 인기가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이런 와중에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가 매서운 기세로 국내 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올해 현대차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쟁취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쏘렌토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판매량 3만6952대를 기록해 가장 많이 팔렸다. 그랜저는 같은 기간 2만3311대 판매됐다. 현대차는 시들해진 세단 시장 속 SUV 경쟁력마저 기아에 밀린 상황이다.

기아는 이 기세를 몰아 지난 4일 신형 전기차 EV3를 내놨다.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 SUV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끈다는 목표다. 현대차가 하반기 출시할 전기 SUV 아이오닉9과 경쟁구도가 예상되는 한편 그룹의 전기차 시장 공략에 탄력을 더할 것이란 관측이 공존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V3와 아이오닉 라인업 확대 및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해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을 동반한 양적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SUV와 고부가가치 중심 차종으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중심 운영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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