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보험시장의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펫보험이 비교 플랫폼에 진출한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플랫폼 진출을 앞두고 경쟁력 확보와 가입률 향상을 위한 상품 개정에 나섰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가 펫보험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개정했다.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낮은 펫보험 가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의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의 2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인도 인구의 약 24%인 1262만명으로 확인됐다.
펫보험 시장은 반려인구가 전체의 약 25%까지 늘며 성장력과 잠재력이 상당하지만 실제 가입률은 낮아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말 10개 손보사의 펫보험 계약은 총 10만9088건으로 2022년 대비 51.7% 증가해 높은 성장률을 보인 반면 전체 가입률은 여전히 1.4% 정도에 머물렀다.
보험업계는 낮은 가입률을 견인하기 위해서 보험 비교 플랫폼에 펫보험을 진출시킬 계획이다.
이달 말 카카오페이는 보험 비교 플랫폼에 펫보험 상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네이버와 토스도 자체 보험 비교 플랫폼에 펫보험을 추가할 계획이지만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전망된다.
국내 손보사들은 펫보험의 보험 비교 플랫폼 진출을 위해 카카오페이와 논의해왔다. 그 결과 상위 5대 손보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카카오페이와 펫보험 입점 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보험 추천·비교 플랫폼에 펫보험이 추가돼 소비자들이 상품을 확인할 채널이 확대됐다”며 “플랫폼 입점으로 상품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만큼 펫보험 가입률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펫보험 계약 건수의 50%를 차지하는 메리츠화재가 포함돼 플랫폼 채널을 통한 상품 판매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국내 최초로 장기 반려동물 실손보험을 출시한 이래 펫보험 상품 확대에 주력했다.
펫보험의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주요 손보사들은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개정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먼저 삼성화재는 지난 2일 다이렉트 전용 상품인 ‘착한펫보험’을 출시했다. 삼성화재는 반려견의 입·통원의료비와 수술비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면서도 보험료 납부 부담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보장 범위별 특약을 세분화해 월 최저 보험료 1만원 이하의 실속형 플랜부터 고급형 플랜까지 선택지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착한펫보험의 차별화 특징은 반려견 장례 서비스도 지원한다는 점이다. 특약 가입 시 소비자는 보험금이나 삼성화재 전용 장례 서비스 지원 중 하나를 선택해 보장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도 반려동물의 치료비 보장 한도를 2배 늘리며 상품을 개정했다. 회사는 지난 4일 ‘KB 금쪽같은 펫보험’을 개정해 반려견과 반려묘의 대표 사망 원인인 3대 질환(종양, 심장, 신장 질환)의 입·통원 치료비와 1일당 치료비를 보장한도를 각 30만원, 500만원으로 늘렸다.
반려인이 입원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하는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도 신설하고 반려동물의 연간 치료비 보장 한도도 높이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현대해상은 그동안 강아지로 한정해 온 펫보험 가입 대상에 반려묘를 포함했다. 늘어나는 반려동물의 수명을 고려해 보험 갱신 주기도 7년과 10년으로 변경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비교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펫보험 유의 사항을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펫보험은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견과 반려묘만 가입 가능하며 가입 시 질병 등을 보험회사에 알려야 한다.
이어 해당 상품은 보험료 갱신형 상품으로 반려동물이 어릴 때 가입할 경우 낮은 보험료가 책정되지만 갱신 시점 반려동물의 연령에 맞춰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장개시 이전에 발생한 질병이나 미용·성대 제거 수술, 치과 치료 등은 보장되지 않는다”며 “예방접종비와 임신·출산 관련 비용도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니 가입 시 유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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