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험 공략 전방위로 나서는 생보업계.."손보사 긴장해야"

손보사 우세 제3보험 시장, 생보업계 공략 이어져
주요 생보사 상품라인업, 설계매니저 늘리기 총력
보험개발원 공조로 기초 통계 관리 체계 변경도 준비

우용하 기자 승인 2024.04.02 10:4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제3보험 상품 출시와 함께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손해보험사가 70%를 점유하고 있는 제3보험 시장에 생보업계의 전방위적인 공략으로 점유율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상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제3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제3보험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한 경우와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생보사와 손보사 전부 판매 가능하다.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 건강보험 등이 포함된다.

이 시장은 현재 손보사가 약 70%, 생보사가 약 30% 점유 중으로 생보사가 50% 이상 점유했던 지난 2010년과 상반된 상황이다.

주도권을 뺏긴 제3보험 시장을 생보업계가 다시 공략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지만 시장환경 변화 등으로 수익원 확보가 필요한 생보업계는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생보업계가 인구구조 변화, 1인 가구 확대,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당국의 경고 등 이어진 악조건으로 생명보험 가입이 줄어들자 제3보험 등으로 다변화를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먼저 삼성생명은 제3보험 가입 활성화를 위해 180명으로 늘린 설계매니저를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건강보험에 DIY 형식을 더하고 암진단과 치료보장을 늘린 ‘다 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를 지난 3월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도 확장했다.

한화생명도 지난 1월 ‘뇌·심장 신 위험률’을 최초로 적용한 ‘한화생명 The H 건강보험’을 출시하면서 보험료를 기존 대비 50~60% 줄였다. 간병보험도 새롭게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제3보험 상품 개발에 선제적인 행보를 보인 한화생명은 설계매니저도 꾸준히 늘리면서 고객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은 신입 대표가 직접 선두에 나서 ‘제3보험 프로젝트’를 천명했다. 조대규 신임 대표는 회사의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제3보험 시장 공략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초 출시한 암보험과 뇌·심장보험에 이어 ‘교보평생건강보험(무배당)’을 지난 1일 선보이며 건강보험 라인업을 강화했다. 교보생명은 향후 사망보장과 건강보장을 강화한 신상품 출시하며 프로젝트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생명보험협회도 회원사 지원에 나섰다. 생명보험의 기초 통계 집적 방식을 담보 유형별로 개선해 생보사의 보험료 산출 정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에선 손보사가 오랫동안 제3보험 판매에 주력하며 질병과 상해 관련 통계를 쌓은 것이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분석한다. 손보사들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섰고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으며 점유율을 늘려 왔다.

이에 생보협회는 보험개발원과 공조해 생명보험 기초 통계 관리 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 구성 논의를 시작했다. 집적 방식이 위험 담보 유형별로 변경되면 업계는 위험률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합리적인 보험료 산출이 가능해진다. 특히 DIY 방식이 추세인 제3보험 시장에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상품 개발도 가능해 생보사의 상품 경쟁력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손보사는 누적된 자체 통계가 있어 적극적인 상품 개발과 효율적인 보험료 산정이 가능했지만 생보사들은 데이터가 없어 상대적으로 더 높게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통계 개편 후 데이터와 위험률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상품 개발을 이어간다면 보험료 인하와 점유율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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