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이달 주총으로 시선 집중
한미그룹 “미래를 위한 통합.. 상대 측은 대안도 없어”
임종윤, 임종훈 사장단 “한미사이언스 가치 하락 우려돼”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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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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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이 거세지고 있다. 한미그룹이 OCI와의 통합은 그룹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이달 열릴 주주총회로 시선이 쏠린다.
한미그룹은 6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2차 심문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은 한미의 정체성과 로열티를 지키면서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여 주주 전체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3자 배정 유상증자의 정당성과 양 그룹간 통합 이후의 구체적 시너지, 상속세 재원 마련을 하면서도 한미를 지킬 수 있었던 결단이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의견이다.
한미그룹 측에 따르면 “상대 측은 통합을 반대하는 여러 이유를 제시했지만, 정작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경영권을 지키고,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번 소송 제기가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점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라고 말했다.
법적 공방 과정에서 상대 측 변호사도 “오랜 기간 경영권에서 배제돼 있던 상황이라 대안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1월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고 창업주의 장녀인 임주현 사장과 부인 송영숙 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의 통합을 결정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5일 뒤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하면서 일이 커졌다.
■ 미래가치 VS 주주가치 하락.. 결과는 주총에서
앞서 지난 1월 한미그룹은 OCI그룹과 통합을 알리며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폭발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긴박한 자금 수요에 대한 숨통이 트여 안정적 미래성장 동력 창출의 기반을 탄탄히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비전도 내놓았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한미헬스케어를 흡수하며 1300억원 규모 부채도 함께 떠안았다. 한미그룹 측은 OCI와의 통합으로 부채 조기상환은 물론 미래 신사업 동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반면 두 아들 사장단은 “한미그룹과 OCI그룹이 통합되면 기존 지주회사였던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로 그 위상이 추락하게 된다”며 “한미그룹 경영권이 넘어가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표면적으로는 미래가치를 볼 것인지, 현재 한미그룹의 가치를 지킬 것인지에 대한 공방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경영권 싸움이 된 셈이다. 창업주의 장녀인 임주현 사장과 부인 송영숙 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이 장녀 임주현 사장에게 경영권 승계를 유리하게 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이의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달 말 양 측의 표 대결이 예고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열린다. 두 사장단 형제가 낸 신주발행금지 처분 결과는 이달 주주총회 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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