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KDDX 기밀유출 수사 촉구 기자회견..HD현대중공업 “억지주장 유감”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3.05 14:03 | 최종 수정 2024.03.11 10:58 의견 0
한화오션이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KDDX 사업 기밀 유출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확보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특별사볍경찰 조서. (자료=한화오션)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과 관련한 HD현대중공업의 기밀 유출이 중대한 범법 행위라고 거듭 주장했다.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KDDX 사업 기밀 유출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구승모 한화오션 사내 변호사는 이날 회견에서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해 비인가 서버에 저장하는 심각한 보안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없었다”며 “이러한 불법행위가 반복되지 않고 방위산업의 정의와 공정을 확보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이 기밀 유출 당사자이자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과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하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가능 여부를 논의했다. 또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를 제한하지 않았다.

이에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하고 처벌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전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냈다.

우선 한화오션은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의 국가계약법과 청렴서약 위반 여부 등 두 사안을 판단했고 국가계약법은 5년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청렴 서약은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고위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 수년간 군사기밀을 탈취해 회사 내부에 비밀 서버를 구축·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며 “방사청은 임원 개입과 관련 조금 더 명백한 근거가 있어야 제재를 할 수 있다고 했고 이러한 증거가 확인이 될 경우 추가적으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형사고발을 통해 임원 개입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진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정보공개를 통해 확보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특별사법경찰의 피의자 신문조서도 공개했다.

조서에는 ‘군사비밀을 열람·촬영한 사실에 대해 상급자가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일부 피의자가 ‘맞다’고 대답한 대목이 담겼다. 또 결산 조서에는 ‘피의자의 부서장, 중역이 (이러한 행위를) 결제했다’고 적혀있었다.

다만 한화오션은 이러한 자료를 방사청에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방사청 심의 구조상 제삼자가 설명할 루트가 없다”며 “자료를 전달받은 시점이 방사청의 행정지도 결정이 나온 지난달 27일 전날인 26일이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KDDX 같은 함정 사업은 1년에 1∼2건 정도라 입찰을 제한해도 HD현대중공업은 집행정지를 신청해 결국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며 “KDDX가 경쟁입찰로 간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수주할 것이지만 자사의 이익을 위해 고발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의 오늘 기자회견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은 “억지주장”이라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한화오션 측이 내세운 근거는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임원 개입 여부 등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례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오늘 설명회를 통해 한화오션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해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측은 “(한화오션의 설명회와 상관없이)앞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K-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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