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상승 ‘빨간불’ 켜졌다..4대금융 회수 불가능 대출 2조원 육박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2.27 11:2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대출 채권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말 기준 추정손실은 총 1조9660억원이다. 전년말 1조3212억원 대비 48.8% 급증한 규모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자료=각사)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된다.

추정손실은 채무상환능력의 심각한 악화로 회수 불능이 확실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는 거래처에 대한 자산 중 회수예상가액 초과분 등이다. 사실상 회수를 포기한 액수로 볼 수 있다.

금융그룹별 추정손실 규모는 신한금융이 2022년 말 5759억원에서 지난해 7514억원으로 가장 컸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추정손실 규모는 2123억원에서 3926억원으로 84.9%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나금융은 2350억원에서 3430억원으로 46.0%, 우리금융은 2980억원에서 4790억원으로 60.7% 각각 증가했다.

비상장회사인 NH농협금융은 그룹 연결 기준 추정손실 공개하지 않았지만 농협은행 기준 추정손실은 1179억원에서 1335억원으로 13.2% 늘었다.

지난해 연간 추정손실이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는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이 꼽힌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개인대출, 중소기업·소호 대출, 부동산 개발 금융,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의 부실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해외법인 취급 여신의 연체, 부동산 PF와 카드사 연체 등의 영향으로 추정손실이 증가했다”고 했다.

추정손실을 포함한 4대 금융그룹의 전체 고정이하여신도 2022년 말 5조3997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9378억원으로 4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금융그룹들은 연초부터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취약 차주에 대한 조기 신용 평가, 고위험 차주 선별, 부실기업 대출에 대한 조속한 정리,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등 필요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은 이미 지난해 연간 총 8조9931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2022년보다 73.7%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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