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반란..현대차 뛰어넘은 ‘내수 강자’ 비결은

기아 국내 판매량 15.3%↑..현대차 3.3%↓
쏘렌트·카니발·스포티지 등 SUV 중심 상승
내수 부진 대응책..북미 현지 생산 본격화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13 10:04 의견 0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국내에서 4만9810대를 팔아 전년(5만1503대)보다 3.3% 줄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 기아 본사 사옥 전경. (자료=현대차그룹)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기아가 자동차 내수시장 둔화 속에도 쏘렌토와 카니발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경쟁력을 앞세워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올 초부터 국내 판매량 약화에 시달리는 현대차를 넘어 ‘내수 강자’로 거듭날 지 주목된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4만9810대를 팔아 전년(5만1503대)보다 3.3% 줄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전년보다 2.8% 늘어난 26만5745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국내 판매량이 4만4608대로 15.3% 뛰었다. 해외 판매량은 20만70대로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계 무대에서는 현대차가 더 잘 나갔지만 국내에서는 기아가 주도권을 쥔 셈이다.

특히 쏘렌트가 기아의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총 9284대를 팔아 전년 동기(4611)보다 101.3% 늘었다. 이로써 국내 자동차 시장서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카니발(7049대, 2.1%↑)과 스포티지(5934대, 8.0%↑)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SUV 경쟁력을 입증했다.

기아는 SUV에 이어 저가형 전기차 라인업을 내세워 올해 부진한 내수 업황을 견뎌낼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소형 전기 SUV ‘EV3’을 내놓는다. 하반기에도 준중형 전기 세단 ‘EV4’ 등으로 저가형 전기차를 줄줄이 선보인다. 가격은 국내 보조금 적용 시 3000만~4000만원대로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6월부터 출시될 기아의 저가 전기차 라인업은 주가 및 판매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 관계자는 “신차 효과에 따른 판매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차세대 전기차 등 차별화된 상품 전략과 서비스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더 뉴 쏘렌토 하이브리드. (자료=기아)

■ 북미 공략 지속..현지 생산 강화해 IRA 수혜 기대

기아와 현대차는 고금리·고물가 부담에 따른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시장인 북미 공략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미국에서 각각 80만1195대, 78만2451대를 팔아 역대 최다 판매량을 갈아치웠다.

최근에는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 평가 웹사이트 카즈닷컴의 ‘2024 최고의 차 어워즈’에서 현대차와 기아 모두 수상했다.

우선 현대차 아이오닉5는 2년 연속으로 ‘최고의 전기차’에 선정됐다. 제니 뉴먼 카즈닷컴 편집장은 “빠른 충전과 다양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기술 사양, 혁신적인 디자인이 균형을 이루는 전기차”라고 평가했다.

기아의 북미전략형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도 2년 연속 ‘최고의 가족용 차’에 꼽혔다. 카즈닷컴은 텔루라이드가 3열 기반 여유로운 실내공간과 안전사양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서 전기차 현지 생산을 강화해 IRA(인프레이션 감축법) 수혜를 노린다.

기아는 2분기 조지아주 공장에서 대형 전기 SUV ‘EV9’를 생산한다. 올 3분기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된다. 연간 30만대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선진시장의 경기둔화 예상으로 공격적인 차량판매대수 증가에 기반한 이익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전기차 라인업의 선진시장 론칭에 대한 기대는 중장기적으로 유효하고 HMGMA 완공 이후 현지 생산의 정책 수혜효과까지 고려할 때 단기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전기차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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