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경기 지표 동향..동행지수 순환변동치 7개월 연속 하락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2.04 10:44 의견 0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12월 98.6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이다. 사진은 부산항 컨테이너.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 98.6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은 직전 달 -0.1포인트보다 커졌다.

같은 기간 동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 중 건설기성액은 전월 대비 2.7% 감소했다. 국내로 물건이 팔리는 수준을 나타내는 내수 출하는 전월보다 1.3% 줄었다. 수출 출하의 경우 8.4%가 늘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5월 100.3에서 같은 해 6월 100.1로 떨어진 이후 7개월째 하락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월부터 2009년 2월까지 11개월 연속 하락 이후 가장 긴 하락 기간이다.

향후 6개월 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에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100을 기록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째 상승 중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경제의 모든 부문이 다 같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면 두 지표의 차이가 크게 없을 텐데 현재는 제조업과 수출은 좋아지고 내수는 부진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지만 향후 내수와 건설경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지나면서 반도체가 주도해 수출이 회복되고 있어 경기가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건설투자가 침체된 점은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체감경기 개선이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재철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성장률 자체가 전년보다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니 경기는 바닥을 다졌다고 보인다”면서도 “체감 경기가 좋아지겠느냐는 다른 문제다. 소비심리는 자산시장에 영향을 받는다. 현재 주가지수는 다른 나라보다 약한 수준이고 주택가격 역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실장도 “최근 몇 달간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경기가 올라가든 내려가든 내수는 다르다.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아직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 판단이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지난해 12월 동행지수가 전월보다 많이 떨어졌고 최소한 12월까지는 경기 침체 국면”이라며 “내수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출과 내수를 함께 고려했을 때 전반적인 경기는 떨어지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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