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에 정치권 규탄.."증오·혐오 정치 끝내야"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1.26 08:02 의견 0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지난 25일 돌덩이로 머리를 내려치는 습격을 당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배현진 의원이 괴한에게 습격 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 (자료=배현진 의원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정치권이 배현진 의원 피습에 정치 테러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지난 25일 강남구 신사동의 건물 입구에서 돌덩이로 머리를 공격당했다. 배 의원은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국민의힘 쌍특검법 재표결 촉구대회 등 공식 일정을 마치고 개인 용무를 위해 이동했다가 습격을 당했다.

배현진 의원실이 공개한 폐쇄회로TV(CCTV) 영상과 보좌진 등에 따르면 사건 당시 배현진 의원은 건물 안에서 용의자를 마주쳤다.

습격범은 배 의원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다. 배 의원 측에 따르면 용의자는 폭행 직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어 신원을 확인했다.

돌덩이를 내려친 범인은 사건을 목격한 시민들이 말릴 때까지 바닥에 쓰러진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초간 15차례 내리쳤다.

시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습격범을 현장에서 검거해 강남경찰서로 압송했다. 범인은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배 의원을 계속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배현진 의원실은 범인이 자신의 나이가 15살이라고 주장하며 촉법소년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며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수사 사항과 정확한 신상 정보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격을 받은 배 의원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동해 응급 처치를 받았다. 두피 상처 봉합 후 CT 촬영 등 검사를 실시했다. 입원 후 경과를 지켜보며 후속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의료진은 “지연성 출혈이나 골절 소견은 없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개골 내 미세출혈이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상태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현진 의원 습격 사건에 정치권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에 이어 또 정치인 피습 사건이 발생했다고 규탄했다. 당국의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 여기에 이번 기회에 증오·혐오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엄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별도 입장문을 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치테러 재발에 대한 긴급 지시문’을 통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경찰에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안전 확보를 요청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극한의 정치, 증오의 정치가 가득한 혼란한 시대에 또다시 발생한 폭력과 정치 테러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범인이 배 의원임을 알면서 자행한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은 MBC 앵커 출신이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당선 후 최고위원과 조직부총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22년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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