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두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의 막판 총력전이 치열하게 치닫고 있다. 이른바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부산 촉진2-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은 앞서 GS건설이 공사비 증액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조합과 갈등을 빚다 지난해 6월 시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12월 15일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에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오는 27일 시공사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다.
[한국정경신문=부산 김명신 기자] 부산 촉진2-1구역은 부산 범천동 13만6727㎡ 규모의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의 아파트 1902가구,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원은 310명이지만 사업비가 1조3000억원이 넘는 대형 재개발 프로젝트다.
시공사 선정을 3일 앞두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수주 경쟁이 한창인 부산 촉진2-1구역 인근 홍보관을 찾았다. 양측은 지난 14일 부산 부산진구 인근 상가에 나란히 홍보관을 개관하고 막판 ‘민심’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OS 없는 클린 수주로 패러다임 변화” 삼성물산의 진정성
“거짓말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겠다.”(삼성물산 관계자)
먼저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 1위’와 더불어 ‘클린 경쟁’을 부각시키고 있다. 삼성 역량을 총결집한 글로벌 기술력과 빠른 사업 추진, 공사 기간 단축, 한도 없는 사업비 조달 등의 카드를 내놨다. 무엇보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사업조건을 ‘직원이 직접 설명한다’는 점도 강점이라는 강조했다. 즉, ‘OS요원 없는 클린 수주’ 방침의 고수다.
삼성물산이 촉진2-1구역의 단지명으로 제안한 것은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RAEMIAN S-PALACE)’다. 삼성물산 만의 상징적인 초고층 주거단지를 의미한다. 삼성물산만의 차별화된 초고층 기술로 구조적 안정성 강화, 추가 공사비 없이 골조 내진 특등급 설계 적용 등이 강점이다. 글로벌 건축설계사 모포시스 등 해외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으로 완성되는 외관 설계와 래미안 대표 조경인 ‘네이처갤러리’ 적용, ‘커캉스’ 콘셉트의 단지 커뮤니티, ‘넥스트홈’ 첨단기술 탑재를 강점으로 꼽고 있다.
삼성물산의 홍보관에 들어서면 ‘래미안 에스펠리스 부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 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삼성물산만의 사업 강점들을 설명한다.
현장의 삼성물산 관계자는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에서 시공자 홍보 지침 및 준수 서약서를 제출하고 이후부터는 조합원 개별접촉을 할 수 없게 돼있다”면서 “삼성물산은 법에 따라 조합원 개별접촉없이 제안서, 조합에 제출하는 공식 홍보물, 2회의 합동설명회, 2주간의 공식 홍보관 운영을 통해서만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OS를 활용한 수주전은 금품이나 향응 등에 자주 활용되고 있고, 수주 후 무리한 공약 남발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오기 때문에 그런 방식보다는 공식 홍보관을 활용 중”이라면서 “서울본사 등에서 주택사업부장, 본부장, 팀장 등 임원을 포함해서 정직원 80여명이 내려와 오직 홍보관에서만 우리의 진심과 진실만을 설명드리고 있다. 삼성은 지속적으로 이런 도전을 통해 수주 패러다임을 바꿔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최근 건설업계 ’PF리스크‘와 관련한 민감한 이슈들이 이어지는 만큼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자금 조달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조합원 부담 축소와 이익 극대화의 일환으로 실착공일까지 적용되는 물가상승률을 소비자 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 중 ‘낮은 지수 적용’도 강점으로 꼽았다.
인허가 변경 없는 설계 제안과 초고층 빌딩을 완성시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공사 기간 2개월 단축으로 금융 비용 절감, 빠른 사업 추진력, 무엇보다 대규모 사업비 조달이 절대적인 대형사업장에 대응하는 업계 최저금리의 한도 없는 사업비 조달 계획도 내놨다. 신용등급 AA+를 보유한 삼성물산의 신용도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필요없는 시공사로 약 400억에 달하는 HUG 보증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점도 내세웠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물산 관계자는 “설계적인 부분에서의 강점은 글로벌 설계사의 참여와 조경의 특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커뮤니티 등을 최대한 적용한다는 점이다.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한도 없는 사업비 대여가 강점이다. 이는 삼성물산만이 가능한 점이다. 금리 지원이나 회사의 신용도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직접 사업설명회에 참여하고 있는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개발사업부장 부사장은 “정직원이 정성을 다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그 진정성은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부산의 랜드마크를 만들어드리고 싶고, 지금까지의 모든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빠른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삼성물산 만의 가장 큰 강점”이라면서 “그동안 부산에서의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좋은 평가에 따른 신뢰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사업을 진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OS 없는 수주 패러다임의 변화 시도 역시 ‘신뢰도’ 구축 차원이다. 시공사로서 오직 제안서와 브랜드 신뢰도로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초고층 수주 압도적 1위…비방 보다는 실력으로” 포스코이앤씨의 진심
“오직 우리만의 강점으로 승부수…진심은 통할 것.”(포스코이앤씨 관계자)
부산에서의 재개발 사업 수주 실적만 보면 포스코이앤씨가 앞선다. 국내 초고층 시공사 실적에서 단연 포스코이앤씨가 압도적으로 높다. 부산 랜드마크로 손꼽히는 해운대 초고층건물 ‘엘시티 더샵’을 통한 부산 내 신뢰도도 높다.
포스코이앤씨가 촉진2-1구역의 단지명으로 제안한 것은 ‘오티에르(HAUTERRE)’다.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최상급 입지에 적용하는 네이밍인 가운데 부산에 최초로 적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홍보관 입구에서부터 웅장한 오티에르 모형을 중심으로 포스코이앤씨가 야심차게 적용하는 ‘베카창호’ 배치와 고급 마감재를 강조한 특화된 공간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포스코이앤씨가 내세운 강점은 초고층 수주 실적 1위답게 튼튼하고 안전한 내진설계와 하이엔드 브랜드에 맞는 최고급 마감재다. 초고층 건물에 걸맞는 창호의 강도와 기밀성, 단열성능 극대화하기 위한 ‘베카창호’ 적용이 그 일환이다. 현장에서 만난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오티에르’는 프로젝트 관리부터 다르다. 인테리어 특화, 맞춤형 평면 특화 제안, 베카창호로 조망 특화, 마감재나 주차공간의 확보 등이 차별된다”면서 “무엇보다 초고층 실적(국내 점유율 30%)에서 단연 앞서고 있고 그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이 ‘오티에르’에 오롯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조합원의 부담 감소와 이익 극대화에 맞춘 전략도 내놨다. ‘파격적인 금융조건’이 포스코이앤씨 만의 또 다른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수천억에 달하는 조합 필수사업비에 대한 ‘전액 무이자’ 제안이다. 과거 공사비 협상 난항 등의 이유로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한 사태와 관련해 기존 시공사의 3.3㎡당 공사비 987만원 대비 낮은 891만원 제안과 전례 없는 사업촉진비 1240억을 제안해 조합원 세대당 4억원에 달하는 지원 방안도 내놨다. 무엇보다 건설업계 PF사태 리스크에 따른 ‘업계에서 가장 낮은 리스크의 포스코이앤씨’라는 점도 강조했다.
조합원 재분양 없이 빠른 사업 추진과 2026년 2월 착공을 위해 투 트랙 전략으로 인허가 추진 등도 내세웠다. 투 트랙 전략이란 원안 기준으로 관리처분인가를 득한 후 이주/철거 기간 특화설계에 대한 인허가를 받아 문제없이 착공한다는 전략이다.
현장의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무엇보다 회사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쏟고 있는 ‘오티에르’를 부산에 최초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면서 “부산 촉진2-1구역은 랜드마크라는 입지적 특성으로, 초고층 실적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포스코이앤씨 만의 명성을 잇기 위한 맥락과 ‘엘씨티 더샵’을 잇는 상징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적인 측면에서 사업촉진비, 필수사업비 등 금융 지원과 평당 공사비가 낮다는 점은 강점이자 경쟁력”이라면서 “특화설계 역시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오티에르’라는 타이틀 적용은 단순히 사업적 이익이 아닌 향후 브랜드의 장기적인 안목과 가치 상승을 목표로 설계나 금융 조건 등 최상의 사업조건을 내세운 배경”이라면서 “빠르고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해 그 역량을 높이고 신뢰도를 강화할 것이며 이를 위해 비방보다는 우리만의 강점,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진심은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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