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리는 건설사들..사업 다변화 중장기 전략

지난해 해외 수주 실적 규모 전년 대비 7.5% 상승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10억달러 넘게 수주
“해외 사업은 중장기적 수익 염두에 두고 진입 중”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1.12 07:00 의견 0
지난해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7.5% 상승한 333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수행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380kV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 (자료=현대건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33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7.5% 상승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중동 114억달러 ▲북미·태평양 103억달러 ▲아시아 68억달러 ▲유럽 21억달러를 수주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수주가 100억달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95억달러 ▲대만 15억달러 ▲카자흐스탄 10억달러 순이었다.

기업별로 지난해 수주 비중이 가장 많은 건 71억달러를 달성한 삼성물산이다. 현대건설은 69억달러 수주로 2위를 차지했다. 6위를 기록한 대우건설도 16억달러를 수주하며 수주 금액이 10억달러를 넘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6월에 대만 푸본금융그룹 자회사 푸본생명보험이 발주한 ‘푸본 아오지디 복합개발 공사’를 수주했다. 해당 공사는 대만 가오슝시에 13층 근린시설을 신축하는 복합개발 사업이다. 계약액은 약 6억달러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 분야가 일부 프로젝트 종료에도 해외 매출액 증가에 힘입어 이익이 소폭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실적도 건설 중심의 전 사업부 이익 개선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하는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약 50억달러다.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 후 지난해 7월에는 1억4500만달러 규모의 ‘사우디 네옴-앤부 525kV 초고압직류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 김선미 연구위원은 앞으로의 현대건설 실적에 대해 올해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안건 비중이 높아 반복 수주를 통해 확보된 원가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해외부문의 비중이 오는 2025년부터 실적과 주가를 주도하는 메인 사업부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평가를 남겼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2월 나이지리아 국영 석유공사의 자회사 카두나정유화학이 발주한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를 수주했다. 공사금액은 약 5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나이지리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하며 해당 지역 정부 관계자 및 CEO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정원주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단순 시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해외시장에서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것을 당부했다.

향후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진출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건설협회는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요 산유국의 재정 여력이 증대돼 국내 기업의 중동 및 플랜트 수주환경이 유지·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외 투자 위축과 국내 유동성 문제 등으로 해외 수주활동이 위축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국내 건설업계에 어려움이 예상돼 해외 쪽에서 답을 찾아야 된다고 보고 거점 시장을 발판으로 해서 사업 다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해외 사업 수익이 단기간에 늘거나 줄지는 않아 중장기적인 추이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