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나란히 감소할 전망이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석유화학을 이끄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기나긴 불황을 타파하기 위해 신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방수요 감소와 중국의 공급과잉, 유가 하락세로 본업이 흔들리자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4분기 영업이익이 714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케미칼은 이 기간 영업손실 72억원으로 전분기(281억원) 대비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두 기업은 전방산업(가전·건설 등) 악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올들어 이렇다 할 반등 없이 부진한 실적을 내왔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도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봤다.
문제는 내년도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 겹악재가 그려진다는 점이다. 불투명한 업황 속 신성장 동력 확보가 관건이 됐다.
■ LG화학 2027년 전지소재 매출 20조 목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모두 이차전지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 신약 부문에 오는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사업 강화가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전북 익산 소재 4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양극재 공장 매각을 추진한다. 7만톤 생산능력을 갖춘 청주 오창의 양극재 공장으로 생산을 일원화하기 위해서다. 경북 구미에도 양극재 공장을 별도로 짓는다.
해외에서는 모로코에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합작 공장을 건설한다. 최근 미국 테네시주에서 양극재 공장 착공식도 열었다. 북미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으로 2026년까지 연간 6만톤 생산 체계를 구축한 후 향후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발판 삼아 2027년까지 전지 소재 부문 매출을 2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양극재 중간재인 전구체 사업에도 힘쓴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라북도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또 고려아연과 함께 울산 온산산업단지에 연간 2만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 공장을 짓는다. 이르면 내년부터 가동한다. 2025년 기준 4000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테네시 공장 설비에는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판매된 배터리의 셀과 모듈, 전극활물질(양극재·음극재)에 대해 일정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LG화학 본사. (자료=LG화학)
■ 롯데케미칼 2030년 전지소재 매출 7조 목표
롯데케미칼 역시 2030년까지 전지소재 분야에서 7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하고 배터리 소재 사업의 역량 확대를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차세대 반고체·전고체 리튬메탈배터리에 사용되는 고분자계 고체전해질 기반 '분리막 코팅소재 제조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국내특허 출원을 마쳤다. 이 기술은 배터리의 내구성을 개선하고 리튬메탈음극재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더해 대산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 용매인 고순도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 시설의 기계적 준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에 연간 3만6000톤 규모의 양극박 생산기지도 건설한다. 롯데알미늄과 합작법인 '롯데 알미늄 머티리얼즈 USA'를 설립하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완공시 예상 연 매출은 3000억원에 이른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지소재를 포함해 수소에너지 및 리사이클 등 미래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며 "전기차부터 배터리, 소재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 핵심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자료=롯데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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