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전기차와 수소생산·저장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 로고(자료=위에서부터 임팩트 코팅스, H2프로, GRZ 테크놀로지스 로고)

[한국정경신문=차상엽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와 수소생산·저장 부문 해외 혁신기술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자동차는 스웨덴의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기술 전문업체 임팩트 코팅스(Impact Coatings AB),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업체 H2프로(H2 Pro), 스위스 수소 저장·압축 기술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GRZ Technologies) 등과 전략투자와 공동기술개발 등의 협력강화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협력사업으로 현대차는 연료전지 개발부터 수소생산 및 인프라구축에 이르기까지 수소전기차 관련 혁신기술을 상용화시켜 수소전기차의 제조원가와 수소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고객의 수소전기차 구입과 보유 비용을 낮추고 수소 충전소 인프라를 확충해 수소전기차 대중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임팩트 코팅스사와의 협력은 연료전지 제조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팩트 코팅스가 보유한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 기술인 물리기상증착 세라믹 코팅 기술을 고도화시켜 양산차 적용 등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물리기상증착 세라믹 코팅 기술은 수소전기차 스택을 구성하는 연료전지 분리판 표면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소재로 세라믹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세라믹은 기존 연료전지 스택에 사용되는 코팅소재 귀금속에 비해 가격이 훨씬 낮다. 이를 통해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면 생산원가도 낮아져 결과적으로 수소전기차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임팩트 코팅스와 당사 수소전기차에 적합한 맞춤형 연료전지 분리판을 공동 개발할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은 수소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팩트 코팅스 측도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글로벌 신뢰도와 전문 역량, 유통망을 갖춘 현대자동차와의 협력을 통해 미래 수소 시장을 선도해나갈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게 되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임팩트 코팅스는 자동차 주요 소재인 플라스틱ㆍ금속 물질 정밀 코팅에 특화된 기업이다.

이스라엘 기업 H2프로와의 협력을 통해서는 수소 생산 원가를 절감이 기대된다.

H2프로의 수전해 기술은 고가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독자촉매를 사용해 분리막 없이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수전해에 필요한 전력량도 기존 대비 약 20% 적게 소요된다. 고효율·친환경 수소 생산 방식인 셈이다.

향후 H2프로의 수전해기술이 고도화되면 한 장소에서 수소 생산과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온사이트(On-site, 현지 공급)형 수소충전소 구축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H2 프로와 이미 지난 2018년 11월 공식적인 상호 협력 관계를 맺었다. 당시 현대차는 이스라엘 텔 아비브에 세운 이노베이션 센터 크래들 텔 아비브(Hyundai CRADLE Tel Aviv)를 통해 이 회사에 지분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투자는 당시 발표 이후 두 번째인 셈이다.

현대차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크게 향상시킨 수소 충전소 관련 기술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스위스 ‘GRZ 테크놀로지스 사의 저압 수소저장 기술과 독자 수소압축·충전 기술을 고도화시켜 실제 수소충전소에 적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추진한다.

GRZ 테크놀로지스만의 독자 금속수소화물(metal hydride) 수소저장탱크는 일반 수소저장탱크의 저장 압력인 200~500bar(바)에 대비 현저히 낮은 10bar(바)로도 기존보다 약 5~10배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안전성과 효율성이 탁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GRZ 테크놀로지스는 고밀도 금속수소화물 탱크를 활용한 수소전기차 압축·충전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기존의 기계식 수소 압축·충전기와 비교해 설치 및 유지·보수 비용이 낮아 경제성도 뛰어나다.

GRZ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2017년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 교수진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20년에 걸쳐 수소 저장 및 압축 관련 기술 연구를 진행한 끝에 금속수소화물 기술을 개발했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국내 수소 중소기업들과도 수소 생산 체제 협력 개발을 적극 추진중이다. 지난 2018년 12월 현대차그룹은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해 오는 2030년 국내 연 50만 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약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 및 설비 확대를 위해 총 7조6000억원(누적)을 투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