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의 반년 공백을 직접적으로 메운 이수일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오너 리스크와 세계 경제 악화로 불안정한 상황 속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린 성과를 발판 삼아 유럽과 북미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6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날 정기 인사를 열고 이수일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인사로 글로벌 선도 타이어 기업으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35년 한타맨' 이 부회장의 해외 공략이 기대되는 이유다.
1962년생인 이 부회장은 지난 1987년 한국타이어 공채로 입사해 제다와 프랑스 등 해외법인장과 마케팅담당 상무, 미국지역본부장 전무, 중국지역본부장 부사장 등을 두루 거쳤다.
오너 공백을 책임지고 메워온 '위기대응 전문가'이기도 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조 회장이 2019년 개인 비리로 구속됐을 당시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했다. 이후 조 회장이 올해 3월 배임·횡령 등 혐의로 전격 구속됐을 때도 이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 체제가 구축됐다.
내부에서는 그를 두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안정한 세계 업황 속에도 최첨단 기술력을 토대로 주요 완성차 브랜드와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또 글로벌 교체용 타이어 시장내 매출 성장과 아이온 출시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노력으로 올들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왔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4조3675억원과 영업이익 4391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4%, 45.7% 늘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06% 늘어난 39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6.9%로 8.5%포인트 상승했다.
원재료비와 운반비 하향 안정화 등 대외적 호재와 더불어 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 제품 판매 전략이 한몫했다.
■ 헝가리 공장증설 투자액 2배↑.."유럽 판매량 끌어올릴 것"
앞서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 목표를 작년 11%에서 올해 20%로 올려잡았다. 대표 브랜드 아이온은 최근까지 한국과 미국, 캐나다, 중국, 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에 연착륙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이끌어오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해외 생산능력도 한껏 높일 전망이다. 우선 8번째 글로벌 생산 시설인 테네시 공장의 증설을 위해 15억7500만 달러(약 2조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투자 집행에 나섰다.
오는 2026년 증설이 완료되면 테네시 공장은 하루에 PCLT(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 1만6000개, TBR(트럭과 버스용 타이어) 3000개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최근 헝가리 공장 증설에 대해서도 투자액을 기존 3782억원에서 7589억원으로 2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현재 승용차용 타이어만 생산 중인 헝가리 공장은 2027년 투자 완료 시점엔 일평균 2380개 TBR 생산 규모를 구축하게 된다.
이번 투자를 토대로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 점유율이 오르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국타이어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2064억원으로 올해 전망치 보다 5.3%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 증설 투자로 TBR 라인을 신설해 유럽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전기차 관련해서는 상용화 이전부터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하는 등 노력을 이어오고 있고 계속해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인기 전기차 모델로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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