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 노구 김준기 전 회장 여성 2명 성폭행..DB그룹은 '나 몰라라'(종합)

장원주 기자 승인 2019.10.23 16:48 의견 0
비서 성추행 및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DB그룹 전 회장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체포됐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장원주·김지연 기자]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2년 3개월여만에 귀국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됐다.

DB그룹 측은 김 전 회장의 '자진 귀국'이라면서도 "이미 그룹을 떠난 분이기 때문에 사실 관계는 경찰과 변호인에 문의하라"며 그룹과의 관계에 선을 그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경찰서로 이송했다.

김 전 회장은 오전 3시47분쯤 수갑을 찬 손목을 천으로 가리고 경찰관에게 양팔을 붙잡힌 채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성추행·성폭행 혐의 인정하느냐', '왜 이제까지 조사에 응하지 않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인가'라고 묻자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와 비서 성추행 혐의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며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공항서 체포된 김 전 회장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약 1시간을 이동해 경찰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9월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여성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별장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가 자신이 성폭행당했다며 김 전 회장을 고소했다.

2017년 7월부터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나가 있던 김 전 회장은 체류 기간을 계속해서 연장해왔다. 고소를 접수한 경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여비서로부터 상습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여비서가 고소하기 두 달 전 질병 치료를 이유로 이미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자신의 비서를 성추행하면서 “너는 내 소유물” “반항하지 말라”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전 회장 측은 “비서가 동영상을 통해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주장하도 했다. 하지만 결국 김 전 회장은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에서 자신의 사퇴를 알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A씨는 지난해 1월 수서경찰서에 ‘김 전 회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016년부터 1년 정도 김 전 회장의 별장에서 근무했던 A씨는 김 전 회장이 주로 음란물을 본 뒤 성범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녹음한 파일에 의하면 김 전 회장은 A씨에게 “나 안 늙었지.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 한다.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다. 이에 A씨는 “하지 말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성관계는 있었지만 서로 합의된 관계였다”며 “A씨에게 합의금을 줬지만 더 큰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을 해고하면서 생활비로 2200만원을 받은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이 성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입막음을 했다”고 반박하며 경찰에 계좌 내역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A씨의 자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게재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가 내려졌지만 여전히 호의호식하며 지내고 있다”며 “본인 말대로 떳떳하다면 합의하자는 말하지 말고 즉시 귀국해 법정해 서라. 대한민국 수사기관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김준기를 체포해 달라”고 청원했다.

이에 대해 DB 그룹 관계자는 "이미 2년 3개월 전에 회사를 떠난 분"이라며 "사건 관련해서는 경찰이나 변호인에게 문의하라"며 그룹과의 관계를 연결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