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 3사(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가 물류 작업에 로봇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택배 3사(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혁신 기술을 내세워 복잡한 물류 현장에 여유와 경쟁력을 불어넣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 투자부터 AI 인력 확충 등 기술 경쟁에 속속 뛰어들어 물류 판을 지능화 하는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TES물류기술연구소의 선행기술담당 신임 임원으로 구성용 경영리더를 영입했다. 그는 벨기에 3D 비전 솔루션 개발업체 '픽잇 3D'에서 개발 총괄 임원을 역임한 로봇 기술 전문가다.
CJ대한통운은 TES물류기술연구소에서 무인 지게차와 모바일 로봇, 분류·포장 자동화, 상하차 자동화, 자율주행 수송, 친환경 물류 운영 등 물류 관련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 리더는 이 곳에서 AI·로봇·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물류 현장을 자동화하는 핵심 기술을 연구한다. AI와 3D 비전 기술을 이용한 '상품 핸들링 자동화'도 중점 과제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올해 7월 '데이터·솔루션' 그룹을 신설했다. 사업 구조를 AI·빅데이터 기반의 혁신 기술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서다. 이후 네이버와 신한은행, 삼성SDS 등 여러 분야에서 AI·솔루션·컨설팅 사업을 이끌어온 인재를 속속 모셨다.
이처럼 물류에 혁신 기술을 접목시키려는 의지는 시장 성장세와 맞닿아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글로벌 물류자동화시장은 지난 2020년 484억8700만달러에서 연평균 10.6% 성장해 오는 2026년 889억3300만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또 시장조사업체인 럭스리서치는 글로벌 자율주행 로봇 시장 규모가 2030년 기준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전체 배송 물량 중 20%를 로봇이 맡을 것이란 추측이다.
업계 2위인 한진도 이런 추세를 읽고 자율주행 배송 로봇 개발에 나섰다. 올해 4월부터 미국 현지 풀필먼트센터에 물류로봇 기업 '로커스 로보틱스'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의 편의성과 생산성을 높였다.
또 자율주행로봇 스타트업 트위니와 작년 초 업무협약을 맺고 로봇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택배 업계 최초로 '공동배송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향후 플랫폼과 배송 로봇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택배 배송과 보관 등 택배서비스부터 배달과 중고거래, 쓰레기 배출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물류 로봇을 활용한 자동 창고 솔루션과 다양한 규모의 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한 플랫폼을 자체 개발해 무인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향후 스타트업 '플로틱'의 물류창고 자동화 로봇 솔루션과 '위밋모빌리티'의 배차 자동화 솔루션을 활용해 MFC(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 운영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초 로봇과 드론 배송을 중심으로 스마트물류 인프라 구축방안을 제시하면서 향후 지원 대책과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당장 수익과 직결되진 않더라도 물류 자동화 요구가 커지면서 AI 기반 로봇 시스템 도입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