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방 비난 속 북한과 밀착..외무부 장관 다음달 평양 방문 예정
하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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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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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러시아가 서방을 비난하는 유엔 총회 연설 후 다음달 방북 예정을 발표하며 북한과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북러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다음달에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게 라브로프 장관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14일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수락했다. 당시 크렘린은 방북 시기 등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모든 합의가 외교 채널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방북 예정을 발표하기 전인 제78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의 군사적인 능력이 강화된 한반도에서 미국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과잉 반응을 보인다”며 “인도주의와 정치적 해결을 우선하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노력은 계속 거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미국과 우방국들이 인위적으로 세계를 적대적인 블록으로 나누고 갈등을 부추긴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를 비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영역을 북반구 동쪽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이 한미일 3국 연합체 등 소규모 군사·정치 동맹을 만들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런 활동은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하고 있으며 아세안 국가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 구조를 망치는 것도 목표로 삼는다”며 “미국과 서방국들이 먼로 독트린(먼로주의)을 세계화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먼로주의는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1823년 의회 국정연설에서 주창한 선언이다. 유럽 등 외부 세력의 미주 대륙 간섭을 거부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미국과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막대한 돈을 지출하고 있다는 부분만 거론했다.
러시아의 흑해 곡물협정 파기와 관련해서는 협정 당사자들이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 해제 등 러시아와 맺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지난해 7월 흑해 곡물협정을 맺었다.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이 수출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러시아는 지난 7월 서방이 자국산 농산물 수출을 보장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다는 이유로 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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