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겉으로는 녹색금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면서 정작 석탄화력발전 금융지원을 확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산은의 지난해 말 기준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1조4061억원으로 전년 말 1조2215억원 대비 1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의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2019년 말 7763억원에서 2020년 말 1조770억원으로 불어난 뒤 2021년 말 1조2215억원, 지난해 말 1조406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여신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말 0.4%, 2020년 말 0.5%, 2021년 말 0.5%, 2022년 말 0.6% 등으로 상승세다.
예산정책처는 “이러한 산은의 석탄화력발전 지원 증가는 산은 ESG 경영과 배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자바 9&10 사업은 산은이 녹색채권 지원 방침을 발표하고 녹색채권 관련 표준 관리체계가 수립된 2020년 3월 이후에 약정을 체결, ESG 경영 취지와 부합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수은의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2018년 말 기준 2조5178억원에서 2019년 말 2조1133억원으로 줄었다가 2020년 말 2조4538억원, 2021년 말 3조1204억원, 지난해 말 3조7255억원, 올해 7월 말 3조782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수은 전체 여신에서 석탄화력발전 지원 비중도 2018년 말 2.4%에서 2019년 말 2.0%로 낮아졌다가 2020년 말 2.4%, 2021년 말 2.9%, 지난해 말 2.9%에서 이어 올해 7월 말 기준 3.0%까지 상승했다.
수은은 현재 8개의 석탄화력발전 사업 금융지원을 수행 중으로 총 지원금액은 45억200만달러, 6월 말 기준 잔액은 29억7100만달러에 이른다.
수은은 2013년 국내 최초 녹색채권을 발행했고 2019년 4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친환경기업 금융지원 및 기업 환경경영확산 업무협약’을 맺는 등 친환경 경영 추진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해왔다. 지난 2021년에는 ESG 경영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ESG 금융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예산정책처는 “친환경 경영 추진과 동시에 해외 석탄화력발전 지원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적절성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수은 ESG 경영과 배치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은은 기존에 약정된 석탄화력발전 지원 사업만 집행하고 있으며 신규 승인 사업은 없다고 해명했다.
수은은 “석탄화력발전 사업 자금집행은 금융약정 후 통상 4~5년인 발전소 건설 기간에 걸쳐 분할집행한다”면서 “신규사업 지원은 중단했지만 이미 약정된 사업은 집행이 불가피하며 대출금 상환은 발전소 운영 기간 내에서 통상 15~20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탄화력발전 관련 여신 잔액은 2024년까지 증가한 뒤 점차 감소, 2040년에는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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