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인재상’에 따라 채용 방식도 차별화..하반기 공채 뜨겁다

신한·하나·우리은행, 하반기 공채 진행 중..인재상에 따라 채용 방식 차별화
디지털 리터러시 강조하는 신한은행..하나은행, 디자인크리에이터 첫 채용
우리은행, 필기 없이 면접만 3번..개인금융보다 기업금융 더 많이 채용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9.18 11:38 | 최종 수정 2023.09.19 08:4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를 뽑는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은행로 역점 분야가 다르고 원하는 인재상도 다양해지면서 은행별 채용 방식도 차별화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중 신한·하나·우리은행이 하반기 신입행원을 뽑기 위한 공채를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추석 전후로 하반기 공채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달 23~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3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위쪽부터)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채용 부스를 마련해 현장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윤성균 기자)

시중은행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추세에 맞춰 관련 분야 인재 채용을 늘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하는 인재상과 채용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시중은행 가운데 디지털 인재 확보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9년 은행권 최초로 디지털·ICT 수시채용을 도입했고 ICT 특성화고, 디지털·ICT 석·박사,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등 전문성과 다양성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디지털·ICT 채용을 위한 별도 홈페이지를 구축해 접근성을 높인 것도 신한은행의 디지털 인재 사랑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일반직 채용의 필기시험에서 NCS·금융상식(직무 기초능력과 금융 이해도 평가)과 디지털 금융과 관련된 논리적 사고력 및 상황판단 능력을 검증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를 함께 진행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암기된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벗어나 직무수행을 위한 문제 해결능력과 이해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라며 “구직자의 사전 준비부담을 줄여주면서 종합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올해 처음으로 일반·지역인재 부문 필기전형에서 디지털 상식을 평가한다. 그간 필기시험에 NCS와 경영·경제 상식 문제만 출제했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반 부문이지만 디지털적인 소양을 갖춘 양손잡이형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근번 채용 필기전형에 처음으로 디지털 상식을 도입했다”며 “난도는 디지털 전공자 수준의 역량을 요구하지는 않고 디지털 관련 상식을 측정하는 수준에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반기 공채에 디자인 크리에이터 부문을 별도로 마련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체험형 인턴 채용에서 디자인 크리에이터 전형을 신설한 데 이어 신입행원 공채로까지 이를 확대한 것이다.

디자인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디자인,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 GUI(그래픽사용자환경), 브랜드 디자인 기획·전략 등 디자인 관련 직무를 담당한다. 영업점 수습시간 종료 후 디자인 관련 부서에 배치될 예정이다.

통상 시중은행은 디자인 업무를 관련 직무 경력직을 채용해 맡겼는데 신입행원 채용으로 뽑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은행에서 콘텐츠·브랜드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은 단순 뱅킹 서비스의 영역을 넘어 대내외를 연계한 종합금융서비스로 성장 중”이라며 “금융에 비금융을 더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객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콘텐츠 디자인, UI·UX, 브랜드 디자인 역량을 가진 인재를 통해 사용자 친화적 플랫폼을 구축하고 하나은행의 브랜드를 구축하고자 디자인 크리에이터 부문 채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하반기 공채의 경우 ‘기업금융’에 방점이 찍혔다. 일반직 신입행원 채용을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부문을 나눠 실시하는데 기업금융 채용 규모는 세자릿수, 개인금융 채용 규모는 두자릿수로 기업금융 부문에서 더 많이 채용한다.

이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해 기업금융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최근 경영전략 방향과 연관이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기업금융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 기업금융에 특화된 인재를 선별해 많이 뽑으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필기전형을 없앤 대신 면접을 세번에 걸쳐 진행한다. 국내 주요 은행 가운데 일반 신입행원 채용에서 필기전형을 치르지 않는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1차 면접은 기본역량면접으로 통상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며 2차 면접은 우리은행 안성연수원에서 온종일(Full-Day) 면접으로 진행된다. 그룹 토의, 프레젠테이션(PT), 직무·인성 면접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3차 면접은 임원의 최종 면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적의 인재가 선발될 수 있도록 통상 2단계로 실시하던 면접전형을 3단계로 세분화해 지원자들의 심층적인 검증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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