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안, 헝다 자금줄 수사 박차..'투자금 7조 미지급' 계열사 CEO 체포

최경환 기자 승인 2023.09.17 12:46 의견 0
중국 선전 헝다그룹 본사 (자료=EPA 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중국 공안당국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금융계열사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공안국은 전날 위챗 계정을 통해 헝다금융재부관리(恒大財富·에버그란데 웰스)의 두(杜)모씨 등 관련자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안은 추가 투자 피해자들은 경찰에 연락해 사건을 등록할 수 있다며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헝다재부는 2015년 11월 '헝다금융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다.

돈을 빌려가는 쪽은 헝다그룹 관련 회사거나 헝다의 공급망 안에 있는 업체들이었다. 헝다재부는 모인 자금을 헝다그룹을 위한 '자금 저수지'로 만들어 실질적으로 관리했다.

차이신은 이런 헝다재부의 방식이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1조위안대 자산관리회사 중즈(中植)그룹과 같은 전형적인 자체 융자의 특징을 보인다고 짚었다.

헝다재부의 내부 관계자는 차이신에 "이런 돈은 헝다재부가 통일적으로 조정·배치했는데, 대부분은 지역별 사업에 투입됐다"며 "이 밖에도 헝다그룹 본사가 자금 일부를 빼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2021년 9월 헝다재부가 모든 금융상품의 원리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본격화한다.

차이신은 이 당시 헝다재부가 상환하지 못한 금융상품 총액이 400억위안(약 7조3000억원)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헝다재부의 미지급금이 340억위안(약 6조2000억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헝다재부는 투자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헝다재부는 작년 11월 투자자 1인당 매월 2000위안(약 36만원)씩 상환하겠다는 공고를 냈지만, 올해 5월 말에는 이조차 자금 부족으로 어렵다고 다시 공고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SNS)에는 "회사 자산 처분 진도가 예상보다 늦어졌고, 처분 자금을 아직 받지 못해 이달분 지급을 할 수 없다"면서 "후속 지불 계획은 별도로 공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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