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리스크’ 웹젠의 정면돌파

‘R2M’ 둘러싼 엔씨소프트와 항소심 진행 중
노조 측과도 부당해고 둘러싼 행정소송 제기
잇단 악재 속 신작 공세로 매출 방어 총력전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9.06 11:46 의견 0
웹젠 노조는 지난해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웹젠이 잇단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의 소송에서 패소한 가운데 항소심을 결정하면서 양사 간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웹젠 노조의 부당해고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진행해 웹젠 안팎으로 ‘소송 리스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엔씨·웹젠 노조 등 잇단 소송전 불구 ‘신작 승부수’

하반기 신작 공세로 반등을 시도하던 웹젠이 잇단 소송전으로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웹젠의 주요 작품인 ‘R2M’을 둘러싼 엔씨소프트와의 법적 다툼은 진행 중이다. ‘리니지M’을 모방했다는 취지의 1심 판결이 나온 가운데 양사가 항소 입장을 내놨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는 지난달 18일 엔씨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R2M’ 이름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광고·복제·배포·전송·번안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R2M’은 2020년 8월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 임무수행 게임(MMORPG)이다. 엔씨는 ‘R2M’이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2021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엔씨 측은 1심의 청구 금액은 일부로, 항소심을 통해 청구 범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웹젠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2심 공방을 예고했다.

항소심이 진행되는 만큼 ‘R2M’이 당장 서비스 종료는 되지 않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웹젠이 ‘R2M’의 서비스 중지를 막아달라며 낸 강제집행정지 청구를 인용하면서 신청인(웹젠)이 피신청인(엔씨소프트)을 위한 담보로 20억원을 공탁할 것을 조건으로 1심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을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1심 패소 판결이 나옴에 따라 ‘R2M’의 서비스 중단과 손해배상 가능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웹젠 노조와의 법적 다툼도 풀어야 할 과제다. 웹젠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간부의 부당해고에 대한 사측의 책임 경영을 요구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사측이 지난 2022년 10월 12일 화섬노조 웹젠지회 간부(웹젠지회 수석부지회장)에 대한 징계 사항을 웹젠지회와 공유하지 않고 인사위원회를 통해 당일 해고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건과 관련해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했고 지난 4월 12일 부당해고로 인정돼 원직복직 판정이 내려졌지만 사측이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면서 까지 복직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웹젠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중노위는 초심 판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회사는 복직을 이행하지 않았고 노동위는 사측에 1000만원 이상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웹젠은 이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통한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R2M 홈페이지)


잇단 소송 리스크 악재에도 불구하고 웹젠은 신작 공세로 정면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적 하락 속 매출 방어가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7억원, 2분기 11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030억원에서 지난해 830억원으로 감소한 가운데 올 상반기 역시 지난해 대비 하락세다.

특히 웹젠은 엔씨와 분쟁 중인 ‘R2M’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329억원으로, 연결 기준 전체 매출의 13.59%에 해당한다고 공시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변수가 될 수 있지만 ‘R2M’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웹젠으로서는 전체 매출의 약 14%를 차지하는 수입원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웹젠은 하반기에 4종의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서브컬처 모바일게임 ‘라그나돌’과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모바일 MMORPG ‘뮤 모나크’, PC 턴제 전략 RPG ‘르모어: 인페스티드킹덤’ 등이다.

웹젠 측은 ‘R2M’ 공지사항을 통해 “1심 판결은 존중하지만 회사의 입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R2M’의 게임 서비스가 실제로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법적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항소심의 법원 판단이 마무리될 때까지 ‘R2M’ 개발과 사업 담당자들은 원활한 게임 서비스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웹젠 관계자는 “‘R2M’ 재판과 관련해서는 1심 판결 당일 항소장을 접수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면서 “노조와의 행정소송 역시 진행 중으로, 노동위에서는 징계 수위가 과하다는 입장이지만 회사 측은 업무상 과실이나 직장내 괴롭힘 요소 등 해고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오늘(6일) 사전다운로드를 시작으로 내일 출시되는 ‘라그나돌’을 비롯해 4종 신작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G-STAR(지스타)에도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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