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이 은행산업의 수익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대비 절반, 미국 등 주요국 대비 절반 내지 그 이하 수준이며 타 금융업이나 주요 산업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은행회관에서 ‘은행 이슈브리프’를 열고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 현황에 대해서 발표했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전략·법무·홍보 담당 상무는 “은행산업의 과도한 수익 추구 측면이나 수익 규모가 너무 크다는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은행권도 이러한 비판적 시각을 바꾸려고 이자이익에 편중돼 있는 수익 구조를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융보헙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6.3%에서 지난해 5.7%까지 떨어졌다”며 “골드만삭스 등 유럽계 대형은행들이 국내에서 철수하는 등 국내 은행산업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는 시각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은 2007년 989억원에서 지난해 2541조원으로 지난 15년간 약 2.5배 증가했다. 은행의 밑천인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같은 기간 96조8000억원에서 256조9조원으로 2.6배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상승하는데 그쳤다. 수익성이 자산 및 자기자본 증가에 못 미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국과의 비교하면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더욱 낮다.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2%의 자기자본이익률(ROE)와 0.4%의 총자산이익률(ROA)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 등 주요국 은행들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미국은 ROE 10.2%, ROA 1.5%를 기록 중이고 캐나다는 ROE 16.8%, ROA 1.1%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은행의 ROE는 2000년대 중반 미국은행보다 높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는 미국은행 ROE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낮은 수준이다.
타 금융업 및 주요사업 대비로도 은행권 수익성은 낮다는 게 은행연합회의 설명이다.
업권별 ROE 수준을 비교해 보면 증권업은 6.7%, 보험업 6.8%, 비금융업 6.2%를 기록해 은행권의 5.2% 대비 높았다.
박 상무는 “국내은행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고질적인 저평가주’로 인식돼 왔다”며 “이로 인해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자본시장을 통한 우호적 조건의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금융산업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은행권의 인식이다.
박 상무는 “은행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하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계좌유지 수수료 등 여러가지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비금융 진출과 자산관리 부문의 규제도 금융당국과 규제를 낮추기 위해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연합회는 은행산업에서 수익성의 의미를 금융시스템 유지를 위한 안전판이자 사회적 책임 이행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원임을 강조했다.
은행산업은 경제 내 자금중개와 지급결제 기능을 담당하는 기간산업으로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본질적 역할이자 책무인데 은행이 건실한 수익성 확보가 곤란하다면 외부의 갑작스런 충격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공공성에 기반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취약계층 지원 등 상생금융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수행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진출 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은행 자금 지원도 요구된다.
박 상무는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와 6위의 무역규모를 지닌 글로벌 경제선진국임에도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은행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해야 자본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자본조달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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