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감위 "정경유착 우려 여전"..전경련 '조건부 복귀' 권고
한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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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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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한동선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혁신 의지와 정경유착 재발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삼성이 전경련에 복귀하더라도 정경유착 발생 시 즉시 탈퇴할 것을 권고했다.
준감위가 전경련 재가입과 관련해 삼성 이사회와 경영진에 판단을 넘겼지만 사실상 조건부 승인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날 오전 임시회의를 마친 뒤 "만약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친 뒤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경유착을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논의대상이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전경련 혁신안은 단순히 선언에 그칠 뿐이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과 그것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우려스러운 입장으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며 "재가입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경영진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준감위는 이날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쇄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 집중 논의해 만장일치로 이 같은 권고 의견을 정했다.
지난 5월 전경련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통합하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인 한경협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4대 그룹에 한경협 동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준감위는 지난 16일 임시회의에서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와 시기, 조건 등을 논의했지만 위원들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재계에서는 삼성 준감위의 결정이 사실상 4대 그룹 복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부담을 느낀 준감위가 숙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삼성 준감위가 권고를 내놓음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5개 계열사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전경련 복귀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준감위가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며 우려를 표한 만큼 삼성이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약속을 뒤집고 전경련 복귀 수순을 밟는 것은 부담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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