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쏘아올린 ‘유료 멤버십’ 전쟁..쿠팡-네이버 충성고객 빼앗아 올 수 있나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6.13 14:12 | 최종 수정 2023.06.13 14:16 의견 0
신세계 그룹이 신세계 유니버스를 론칭했다. (자료=신세계)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쿠팡·네이버에 이어 신세계그룹이 통합 유료 멤버십을 선보인 가운데 국내 유통업계가 ‘멤버십 마케팅’에 승부수를 띄운다. 고물가 시대의 새로운 돌파구로 멤버십 구독 모델을 통해 충성 고객을 만들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달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했다. 이는 G마켓·SSG닷컴·이마트 등 6개 주요 계열사에서 통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이다. 연회비 3만원을 내면 3만원의 현금성 혜택을 돌려주고, 온·오프라인 상시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골자다.

신세계의 통합 멤버십은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이커머스 업체 위주로 형성된 구독모델 체계에 맞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로 분석된다. 유료 회원제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다지고, 차별화 혜택을 제공해 충성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고객 역시 정액 가입비로 원하는 서비스 및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실제로 유료 멤버십 회원의 구매 단가는 일반 소비자보다 높은 편이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전에 운영하던 ‘스마일클럽’ 멤버십 회원은 일반 회원보다 구매 객단가가 약 2.1배, 주문 건수는 약 2.8배 증가했다. 또 롯데홈쇼핑은 유료 멤버십 ‘엘클럽’ 고객의 연간 구매액이 일반 고객보다 약 6배 이상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통업계의 주요 멤버십은 쿠팡의 ‘와우’ 멤버십과 네이버의 ‘네이버 플러스’ 등이 꼽힌다.

쿠팡은 월 4990원 요금인 와우 멤버십을 통해 로켓배송·무료반품 등 차별화 혜택을 앞세워 유통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유료 회원인 1100만명을 보유 중이다. 최근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할인도 연계하는 등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 플러스의 혜택을 확대해 지난해 6월 기준 유료 회원 800만명을 넘겼다. 네이버는 월 4900원 요금을 내면 쇼핑 금액의 최대 5%를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적립 혜택이 강점이다. 또 웹툰·OTT·음원 등 콘텐츠 혜택을 더해 멤버십 경쟁력을 확대했다.

이외에도 롯데의 ‘롯데 오너스’, 11번가의 ‘우주패스’, 컬리의 ‘컬리패스’ 등 유통업계의 유료 멤버십이 증가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단순 운영이 아니라 추가적인 혜택 또한 꾸준히 확장해 충성 고객을 붙잡고 신규 고객의 유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결국 ‘혜택’이다. 유료 멤버십의 경우 별도로 이용료를 지불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가격·상품 경쟁력 및 서비스 등을 기대한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합리적인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한 만큼 뚜렷한 혜택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은 충성 고객을 붙드는 ‘락인효과’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고객에 그만한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초기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며 “매력도 높은 혜택을 유치하지 않는 이상 원활한 고객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 시장의 경우 여러 기업이 커다란 시장의 파이를 나눠먹고 있는 만큼 유료 멤버십을 통해 충성 고객을 든든히 형성하게 된다면 유통사와 고객 간의 긍정적인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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