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금리 4%대로…금리 인상 ‘속사정’

5대 저축은행 1분기 순이익 78% 급감
평균 금리 지난 2월 이후 넉 달 만에 인상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6.06 10:31 | 최종 수정 2023.06.06 15:43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4%대로 상승했다. 지난 2월 이후 넉 달 만이다.

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12개월 만기 기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5%대까지 치솟았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올해 2월 16일 4.03%를 기록했다. 이후 3%대를 유지해왔다.

올해 초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낮추면서 자금이 빠져나가자 금리 인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의 최근 수신(예·적금) 잔액은 감소했다. 은행채 등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수신이 유일한 자금 조달 창구이기 때문에 예금 금리 인상은 자금 유치 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16조431억원으로 전월(118조9천529억원) 대비 약 2.4% 줄었다. 올해 1월 (120조7천854억원)보다는 3.9%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리자 저축은행업권은 금리 매력도를 위해 최고 연 6.5% 예금 상품을 선보이는 등 수신 유치 경쟁을 한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안정화되자 저축은행도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예금 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 대비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수신 잔액이 감소했다고 저축은행업계는 보고 있다.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상품 평균 금리(단리·최고우대금리 기준)는 3.728%로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보다 0.272%포인트 낮다.

■ 5대 저축은행 1분기 순이익 78% 급감…이자비용 2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와 미래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주요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80% 가까이 급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의 각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 합계는 37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11억원)보다 78% 줄었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01억원) 대비 95.9% 감소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순이익도 각각 20.3%, 70% 줄어 137억원, 81억원에 그쳤다.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1분기 순이익이 101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5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376억원)만 작년 1분기(267억원)와 비교해 순이익이 40.8%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수신금리 상승으로 자금이 빠져나가자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려 5∼6%대 예·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이 올해 1분기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상위 5개 저축은행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68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298억원)보다 106.85% 많았다. 미사용 약정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대손 비용이 늘었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은 약 2조59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약 2조3103억원)보다 12.2% 증가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저축은행의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한도성 여신의 신용환산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30%로 상향한 바 있다. 신용환산율은 미사용잔액 중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하는 금액의 비율로 충당금 적립의 기초가 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저축은행 79곳은 총 523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4천561억원 순이익) 대비 적자 전환했다.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에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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