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연간 10조원 규모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개시됐다. 스마트폰으로 금리를 비교하며 더욱 쉽게 대출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각자도생하기 위한 은행권의 차별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첫날인 전날 총 1819건의 대출이 이동했다. 잠정 대출자산의 이동은 474억원이었고 이 중 은행간 대출이동이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스마트폰앱으로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 정보를 쉽게 조회하고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권에서는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로 2금융권에 1금융권으로 이동하는 수직이동보다는 은행간 이동하는 수평이동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2금융권 차주가 은행권 신용대출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대출 요건에 별도 심사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존 은행권 신용대출 차주는 별다른 문제 없이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첫날 대출 이용건수 기준 95.7%가 은행 간 이동이었고 이동금액은 90.5% 비중을 차지했다.
‘뺏고 뺏기는’ 은행간 완전 경쟁이 현실화되면서 고객 유치를 은행권 움직임이 초반부터 뜨겁다. 은행권은 공통적으로 자사의 뱅킹앱에서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 전용 상품 출시 등에서 전략을 달리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대출 고객을 지키기 위해 플랫폼 제휴를 최소화했다. 현재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자 중 카카오페이에서만 국민은행 대환대출 상품의 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대신 한도를 3억5000만원까지 높인 대환대출 전용 상품 ‘KB 온국민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앞서 2금융권 신용대출 차주의 대환대출을 위해 출시한 ‘KB국민희망대출’의 1억원 대비 한도를 더 늘렸다.
하나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가장 많은 4개 플랫폼과 제휴를 맺었다.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에 맞춰 신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도 내놨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변동성이 적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금리를 적용했으며 이날 기준 최저 연 4.614%의 금리로 2억2000만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여러 플랫폼과의 연결과 연계를 통해 자체 플랫폼의 힘을 키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휴를 더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예금·대출 비교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에 맞춰 카카오페이 1곳과 제휴를 맺었고 뱅킹앱인 ‘신한쏠(SOL)’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용 상품을 출시하는 대신 첫 달 이자 지원 및 리워드 제공 등 혜택을 늘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출 갈아타기와는 별개로 신한쏠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머니버스’를 통해 예금과 대출 상품을 비교해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을 6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2곳에 신용대출 상품을 입점했다. 타금융기관 대출을 우리은행 대출로 신규 대환하는 경우 우수 신용등급 고객에게 최초 약정기간 대출금리 0.5%포인트 추가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원뱅킹에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해약금 및 인지세 등 대출 거래비용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하는 캐시백 행사도 진행한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 집중했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대환대출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최대 한도 3억원, 최저 연 4.54% 금리로 쉽게 갈아탈 수 있다.
케이뱅크 역시 자체 앱에서 대출갈아타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저금리 5.94%, 최대한도 3억원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토스앱 내 토스뱅크 메뉴에서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용 상품인 토스뱅크대환대출은 최저 연 5.37% 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각 은행의 디지털 전략의 차이에 따라 대환대출 사업 초기 전략이 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수의 플랫폼에 입점해 치열한 금리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월별 한도가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적고 사업 초기라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대환 수요가 늘고 한도가 조정되면 본격적인 금리경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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