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리스크’ KT, 갈 길 먼 ‘뉴 거버넌스 New Governance’

검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KT·계열사 압수수색
시민단체, 구현모 전 대표 ‘일감 몰아주기 의혹’ 고소
대표이사 등 경영진 공백 속 ‘박종욱 비상경영체제’
“지배구조 개선안 차질 없이 진행…경영 안정화 주력”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5.17 07:33 의견 0
KT광화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KT가 대표이사 등 경영진 공백을 위해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을 내놓으며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검찰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KT와 계열사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내부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이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16일 KT 본사와 계열사, 협력업체, 관계자의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구현모 전 대표가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FM) 업체 KDFS에 몰아준 혐의에 대해 수사해왔다. KT텔레캅이 KDFS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품질 평가 기준을 변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당 의혹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2월 KT텔레캅 현장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처음 제기됐다.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지난 3월 구 전 대표와 당시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에 대해 KT텔레캅의 일감 몰아주기, 비자금 조성, 사외이사 장악을 위한 각종 향응과 접대, 검찰 수사 앞두고 경영 관련 자료 삭제 지시 등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 리더십 공백 속 의혹 수사 확대…경영 안정화 ‘난항’

KT는 KT텔레캅의 관리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KT와 KT텔레캅은 외부 감사와 내부 통제(컴플라이언스)를 적용받는 기업으로 비자금 조성이 원천적으로 불가하다는 해명도 내놨다.

그러나 지배구조 지적이 이어지면서 구 대표의 연임 실패와 KT 차기 대표 후보로 지목됐던 윤경림 부문장이 지난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의를 밝히며 KT는 대표이사 공백 사태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28일부터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을 앞세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에 KT는 지난 4월 ‘New Governance 구축TF’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이사 및 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대외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선진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빠른 지배구조 정착을 통한 경영 안정화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KT 측은 TF가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주주 추천 후보를 포함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성하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신임 사외이사를 6월 말 선임, 새로운 이사회가 구성되는 대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7월경 확정할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검찰은 구현모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에 KT그룹 시설관리 일감 발주 업체가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변경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받은 KDFS 등에서 횡령 범죄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횡령 의혹이 드러날 경우 자금의 규모와 용처 등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KT의 경영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해당 의혹이나 압수수색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지배구조와 관련해 새로운 이사회 구성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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