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의 한화 '한국의 록히드마틴'..방산·태양광·우주까지 진두지휘

한화-대우조선 합병, 시정조치 부과 조건 승인
올 3분기 중 HSD엔진 인수 작업 마무리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 1분기 급성장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5.02 11:34 의견 0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시정조치 부과 조건으로 승인했다. 사진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자료=한화]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의 사업 재편 퍼즐을 완성시키고 있다.

핵심 미래 사업인 방산과 태양광, 항공우주 분야에서 성과를 끌어올린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을 품고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탄생시켰다. 국내 엔진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HSD엔진까지 사들이기로 하면서 육·해·공을 넘나드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시정조치 부과 조건으로 승인했다. 한화도 이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이르면 이달 중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새 이름은 '한화오션'이 유력하다.

이로써 한화는 육해공 방산 산업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대 방산기업으로 도약해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목표와도 가까워졌다. 더욱이 재계 순위 7위인 한화(자산총액 83조280억원)는 재계 8위인 GS(81조8360억원)와 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여러 성과가 나타나면서 김 부회장의 존재감도 여느 때보다 도드라진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인수팀 최고책임자로서 전체 과정을 지휘했다. 올해 3분기 중에는 HSD엔진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박 건조부터 선박 엔진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김 부회장이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사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 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한화솔루션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 한화 전력 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제조와 방산 등 그룹 주력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점 찍은 우주 사업도 김 부회장 체제 아래 급진전을 이루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영업이익 3753억원, 매출 6조5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 18%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을 썼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5% 증가한 2285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루션도 김 부회장 손에서 성장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85.1% 급증한 2714억원이다.

한화 내 입지가 커지면서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그가 그룹 총수로서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44%, 차남과 삼남이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 승계 작업은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서는)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가 확대됐고 HSD엔진의 경우 여러 계열사와 협업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 역량 확보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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