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적으로 손해배상은 위법한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시켰을 때, 이를 금전적으로 배상하여 손해가 없었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금전적 배상의 한계는 명확하다. 사람의 생명, 신체, 명예 등은 금전적 배상만으로 100% 회복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금전배상 이외 다른 대안이 없거나, 대안이 있더라도 구제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손해배상이 필요하게 된다.
손해배상의 영역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회사를 일하던 중 상해를 입은 경우, 도로에서 운전하다 교통사고가 난 경우,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허락없이 임의로 사용한 경우 등 손해배상은 그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손해배상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손해의 개념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손해는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정신적 손해 3가지로 나뉘는데 이를 손해3분설이라 칭한다. 우리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신체의 상해를 입었기 때문에 가해자에게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에 있어서는 그 소송물인 손해는 통상의 치료비 따위와 같은 적극적 재산상 손해와 일실수익 상실에 따르는 소극적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고통에 따르는 정신적 손해(위자료)의 3가지로 나누어진다고 볼 수 있고.....(대법원 1976. 10. 12. 선고 76다1313 판결)”라고 판시하여, 손해3분설에 의하여 손해를 판단하고 있다.
정신적 손해는 ‘위자료’라고도 한다. 손해배상소송에서 위자료는 법원의 직권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피해자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는지는 구체적인 수치화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동일, 유사 사안에서 재판부마다 판단이 다르다면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치고, 국민이 재판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법원에서는 위자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실무적으로 이 기준에 의하여 위자료를 산정하고 있다.
법원에서 활용하는 위자료 기준은 2017년 1월경 발표된 ‘불법행위 유형별 적정한 위자료 산정방안’이며, 이로 인해 기존보다 다소 상향된 금액의 위자료 기준이 마련되었다. 실제로 ‘불법행위 유형별 적정한 위자료 산정방안’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위자료 인정액이 법 공동체의 건전한 상식, 국가 경제규모, 해외 판례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낮게 형성되어 있으므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보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 법원 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기존 위자료금액이 적어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고,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2015년 1월경 서울중앙지방법원 교통·산재실무연구회에서는 위자료 증액의 필요성이 논의되었다. 그 후 2016. 7. 20.경 대전지방법원이 주최한 「전국 민사법관 포럼」에서 「불법행위 유형에 따른 적정한 위자료 산정방안」의 초안이 발표되었고 이를 정리하여 2017년 1월 발표 ‘불법행위 유형별 적정한 위자료 산정방안’이 나오게 된 것이다.
2017년 1월 발표 ‘불법행위 유형별 적정한 위자료 산정방안’에서는 불법행위 유형을 교통사고, 대형재난사고, 영리적 불법행위, 명예훼손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피해자의 사망사고를 전제로 할 때, 교통사고는 1억 원, 대형재난사고는 2억 원, 영리적 불법행위는 3억 원으로 산정한다. 명예훼손은 일반 피해의 경우 5,000만 원을, 중대 피해의 경우 1억 원을 위자료 기준으로 한다.
여기서 대형재난사고는 항공, 선박 사고와 같이 당연히 기대되는 안정성의 결여로 인해 발생한 대형 참사를 의미하고, 다수에게 참혹한 결과가 발생하고, 시신 수습의 어려움, 피해자와 유족의 고통이 심하게 가중되는 경우가 많은 점이 고려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영리적 불법행위는 기업이 영리추구과정에서 소비자와 일반인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이다. 영리적 불법행위는 다른 사안보다 위자료금액이 큰 이유는 기업이 생명과 신체의 존엄을 도외시한 점, 기업의 기본 윤리의식을 상실하였다는 점에서 비난의 정도가 매우 크고, 이로 인한 피해자 및 유족의 고통이 가중되기 때문에 위자료금액도 다른 사안보다 크게 책정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편에서는 위자료 기준의 기본적인 기준과 위자료 산정 기준의 배경을 살펴보았다. 다음 편에서는 기본적 위자료 기준과 함께 증액, 감액 사유를 설명하고, 몇 가지 사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드릴것을 약속드리며, 본 편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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